현대차 ‘그랜저’, 8번째 무상수리…끊이지 않는 ‘품질’ 논란에 정의선 회장 글로벌 경영 무색

이길주 / 2023-03-22 15:56:00

[하비엔뉴스 = 이길주 기자] 지난해 11월 출시된 현대차 신형 그랜저(GN7)가 시동 꺼짐과 엔진회전수(RPM) 불안정, BMS 오류 등으로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출시 4개월여 동안 각종 품질 문제가 이어지고 있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글로벌 경영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 품질 논란이 심각해 철저한 품질관리로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그랜저(GN7).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지난 1월부터 차량 결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상수리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은 고객을 테스트베드(성능 효과 시험)로 삼는다며 초기 품질에 대한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랜저2.5 가솔린 프리미엄은 이전 세대 그랜저 대비 가격이 324만원이나 비싸고, 익스클루시브와 최상위 트림인 캘리그래피도 각각 349만원, 373만원 이상 인상됐다. 이외 하이브리드 등 다른 파워트레인별 가격 차이도 평균 350만원 정도 상승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차량 가격은 비싸졌지만 품질과 만족도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며 “시동 꺼짐 결함은 특히 운전자의 안전과 생명에 직결되는 만큼 현대차의 시정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대차는 차량 출시 전 철저하고 충분한 테스트 품질 관리를 통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기준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2월14일까지 그랜저(GN7)의 엔진제어장치와 LED 구동 모듈, 타이어공기압주입기, 도어핸들터치센서, 배터리 제어시스템, 전동트렁크 등에서 결함이 발생해 8건의 무상수리에 착수했다.

특히 지난해 11월16일부터 올해 1월2일까지 생산된 그랜저 GN7 2.5 GDI 차량은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시동꺼짐 문제도 발생했다. ECU(Engine Control Unit)상에 문제가 있어 D단에 놓고 정차 중에 출발하는 경우 시동이 꺼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3.5 GDI 차량 역시 ECU 오류로 인한 엔진 경고등 점등 문제로 571대가 무상수리를 진행 중이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차량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31일부터 올해 2월6일까지 생산된 하이브리드 모델의 배터리 제어시스템 소프트웨어변수 초기화 오류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간헐적 방전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 크고 작은 결함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월 신형 그랜저 공식 동호회 그랜저 GN7 오너스클럽은 회원들의 결함 실태를 취합했고, 그 결과 결함 추정 리스트는 무려 23가지에 달했다.

기술 측면에서는 후방카메라 오류나 음성 인식 불가, 전동 커튼 조작 시 오류 메시지 발생, 리어 도어 작동 불량 등이 있었고, 실내외에서는 시트 마감 불량, 콘솔 트레이 및 내장재 불량, 문 사이 단차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

최근 신차들은 빨라진 페이스리프트와 풀체인지 주기를 가지고 다양한 전자장치와 기능 등을 대거 탑재해 출시된다. 이 때문에 신차 출시 전 철저하고 충분한 품질 관리가 필수다.

하지만 출시된 지 4달 밖에 되지 않은 그랜저가 무려 8번째 무상수리를 실시하고 있는 것은 고가의 차량가격 만큼 제 값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측의 지적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현대차 기아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684만8198대를 판매해 도요타, 폭스바겐 그룹에 이어 판매량 3위에 올랐다”며 “현대차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자만하기 전에 말로만 외치는 품질 경영이 안 되도록 품질관리에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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