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주식 저가 매도’ 의혹…1심 ‘무죄’ 판결

박정수 기자 / 2024-02-02 15:10:48

[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계열사 주식 저가 매도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는 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허영인 회장과 조상호 전 SPC그룹 총괄사장, 황재복 SPC 대표이사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사진=SPC]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칙적 방법에 따라 양도주식 가액을 정한 행위가 배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에게 배임의 고의가 인정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허 회장 등은 앞서 지난 2012년 12월 파리크라상과 샤니가 보유한 밀다원 주식을 취득가(2008년 3038원)나 직전 연도 평가액(1180원)보다 현저히 낮은 255원에 삼립에 판 혐의를 받았다. 

 

이를 통해 샤니와 파리크라상은 각각 58억1000만원, 121억6000만원의 손해를 봤고, 삼립은 179억7000만원의 이익을 봤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곡물 가공업 특성상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하기 어렵고, 미래 가치를 주식 가치에 반영하는 것은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는 중대한 문제점도 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허 회장 등이 지난 2012년 1월 신설된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주식을 저가양도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는 지배주주에게 특수관계 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을 증여로 보고 과세하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당시 새로 도입된 제도에 대응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지, 주식의 양도가액이 저가인지 고가인지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허 회장 일가가 주식매매 당시 파리크라상과 샤니 주식을 사실상 전부 보유하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손실을 모두 입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선고와 관련 SPC는 “오해와 억울함을 풀어준 재판부에 경의를 표한다”며 “SPC그룹은 국내는 물론 해외 글로벌 사업을 통해서도 식품기업으로서 바른 경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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