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아의 건강 &] 낯설지만 희귀하지 않은 질환 ‘구안와사(안면마비)’

편집국 / 2023-03-10 14:24:42

[하비엔뉴스 = 편집국] 어느 날 갑자기 눈이 안 감기고, 입이 비뚤어지면서, 물을 마실 때 입 주위로 물이 흘러내린다면? 구안와사(안면마비)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질병은 평소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없기 때문에 당황할 수 있지만, 지난 2021년 우리나라 질병통계를 보면 1년에 20만명 정도가 안면신경마비와 관련된 환자로 집계됐다. 이처럼 환자 숫자가 많은데, 주변에서 이같은 환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은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는 구안와사의 대표적 증상이 ‘얼굴 틀어짐’이다 보니 사회활동을 하기가 어려워 대부분의 환자는 치료를 위해 병가를 내거나 외부 활동을 삼가하기 때문이다.

 

▲ 안면신경마비 관련 환자 통계. [자료=건강보험심사평가원·보건의료빅데이터 개방시스템]

 

안면마비 질환은 크게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중추성 안면마비’는 발생 비율은 높지 않지만 응급질환인 점에서 눈여겨 봐야 한다. 

 

입이 비뚤어지는데, 이마주름이나 눈을 감는 동작에는 이상이 없다면 이 질환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이마 근육이나 눈 둘레 근육은 양 쪽 뇌에서 신경지배를 받아 한 쪽 부위에 손상이 생겨도 이마주름을 잡거나 눈을 감는 데는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중추성 안면마비는 특히 뇌경색이나 뇌출혈과 같은 증상이 발병하면서 입이 비뚤어지기 때문에 얼굴 이외 다른 증상이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예컨대, 한 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마비되기도 하고, 속이 메슥거리는 구역감,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증상,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 등이다.

 

이런 증상이 안면마비와 함께 나타나면 곧바로 응급실에서 뇌졸중과 관련된 검사를 받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만약 이런 증상 없이 안면에만 마비가 발생할 경우는 이는 ‘말초성 안면마비’에 해당된다. 또 말초성 안면마비 가운데 가장 흔한 질환은 ‘벨마비’다. 벨마비는 얼굴을 움직이는 안면신경이 마비되면서 이마주름이 안 잡히고, 눈이 안 감기고, 입이 비뚤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다른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다.

 

이외 ‘람세이헌트 증후군’이라고 해서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안면신경 부위에 침범해 외이도나 귀 부위로 포진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이 때 통증이 심하면서 입이 비뚤어지거나 눈이 안 감기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고막과 외이도, 귀 바깥 부분을 ‘헌트 존’이라 하는데, 이 부위에 발진이나 수포가 생기면 대상포진에 의한 안면마비를 의심해야 한다. 심한 경우 구강점막이나 구개 부위 또는 혓바닥 앞쪽으로도 수포나 통증이 생기게 된다.

 

최근에는 치과수술이나 미용수술 또는 교통사고 등 외상에 의해 안면마비가 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처럼 안면마비는 발명 원인과 동반되는 증상, 환자의 면역력 상태가 제각각이라 치료방법과 치료시간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혼자 판단하기보다는 반드시 전문 기관에서 상담과 치료를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 김진아 객원 칼럼니스트(한의사)는 단아안한의원 마포점 대표원장을 거쳐 현재 몸이편안한의원본점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김 원장은 <구안와사 구인구색> <구안와사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Ⅰ·Ⅱ> <꼬마한의사의 구안와사 치료사례집>을 출간했고, 현재 유튜브 ‘꼬마한의사의 구안와사와 한의학의 모든 것’을 운영 중이다.

[ⓒ 하비엔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