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새차 결함에 ‘보증기간 연장’…뿔난 소비자 ‘소송’ 맞대응

박정수 기자 / 2024-02-14 12:41:31

[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에서 판매한 고가의 차량에서 결함이 발생해 민원이 제기됐지만, 판매사에서 이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해당 차량을 구매한 차주 A씨는 벤츠코리아와 공식 딜러사인 B사 및 대표 C씨에 대해 각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6월 A씨가 경기도 의정부시 소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인 B사를 통해 EQE 350 차량을 구매하면서 불거졌다. 이 차량의 당시 구매가격은 9549만900원으로, A씨는 보증금 2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D 캐피탈사로부터 대출받아 장기 리스 방식으로 구매했다. 이후 A씨는 현재까지 매달 186만원을 분할 상환하고 있다.

 

 벤츠 EQE 350 모델. [사진=벤츠코리아 홈페이지]

 

A씨에 따르면, 지난해 7월5일 차량 인수 후 운행하던 중 운전석과 조수석을 비롯한 모든 유리문에서 올리고 내릴 때 “삐익”하는 소음이 발생했고, 소음의 정도가 정상적인 범위를 넘는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차량을 구매한 B사에 항의하자 딜러사 대표 C씨는 “차량 선팅작업 시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서비스센터 입고 후 임시차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러나 “다른 벤츠 차량 역시 대부분 선팅을 하고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유독 내가 구입한 차량에서만 문제가 발생한 것은 차량의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7개월여 동안 매달 할부금을 지불하면서도 차량을 이용하지 못해 ‘완벽한 하자 보수와 피해보상금’ 또는 ‘차량 교환’을 요구했지만, B사 측은 현재까지 이를 해결하지 못한 채 해당 차량을 전시장에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벤츠라는 브랜드 명성을 믿고 차량을 구입했지만, 판매사는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어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보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해당 차량을 판매한 공식 딜러사인 B사 관계자는 “문제의 차량은 지난해 11월 수리가 완료돼 차량을 인도하려 했지만, 차주께서 합당한 보상금이나 차량 교환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저희로서는 현재 보증기간 2년 연장 외에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밝혔다.

 

B사의 이같은 설명에 A씨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A씨는 “해당 차량은 완전히 수리가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문제의 소음이 ‘나다, 안 나다’를 반복하고 있고, 이런 사실을 판매사 측에서도 이미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판매사와의 이견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A씨는 지난 1월 벤츠코리아 본사와 공식 딜러사인 B사 및 대표 C씨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차량 결함에 따른 보수 등은 당연 판매사에 책임이 있음에도 지금까지 ‘나몰라라’하는 대응을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어 법에 호소하기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한편 벤츠코리아의 차량 결함 관련 민원 논란은 비단 이뿐 아니다.

 

이달 초 E 350 4MATIC 등 벤츠 22개 차종 1만2521대가 연료펌프 내 부품(임펠러)의 내구성 부족이 지적돼 리콜 조치됐다. 또 지난 2023년 모델 전기차 6종 가운데 5종에서 냉각 시스템 또는 냉각수 관련 결함 신고는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46건에 달한다.

 

앞서 지난 2022년에는 2억원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580을 리스로 구입한 E씨는 1년2개월 만에 엔진 결함이 발생해 7개월간의 수리를 받았다. 이에 E씨는 수리기간 동안 매달 300만∼400만원 정도 지불한 리스료 차액 보상을 요구했지만, 벤츠코리아 측에서는 이를 거부해 현재까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또 지난 2022년 벤츠코리아는 차량 내부 부품이 부식된 ‘벤츠 GLS’ 차량을 판매한 후 해당 차주에게 취·등록세와 감가상각비를 더한 1500만원을 지불해야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같은 무책임한 고객 대응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자 곧바로 공식 사과하고 해당 고객과 원만하게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은 지난해 10월 한국 방문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소비자 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둔 제품을 계속 선보이고, 소비자 불만 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소비자 불만을 외면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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