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령 "연기구멍 없던 '이상청', 시즌2 꼭 가길 바란다"

노이슬 / 2021-12-10 06:30:02
-김성령, 최근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이상 청와대로 간다'에 출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役, 카리스마 있는 여성 리더상 그려내 호평

[하비엔=노이슬 기자] 최근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한 작품들이 그 숫자를 늘려가고 있는 가운데 여성 정치인이 중심인 드라마가 탄생했다. 김성령은 여성 문체부장관으로 분해 카리스마 있는 여성 리더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지난달 12일 공개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연출 윤성호/이하 '이상청')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이정은(김성령)이 남편인 정치평론가 김성남(백현진 분)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리며 동분서주하는 1주일간을 그린 작품이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이렇게 된이상 청와대로 간다' 이정은 役 김성령/웨이브 제공

 

김성령은 '이상청'으로 윤성호 감독과 영화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이후 10년만에 재회했다. 윤 감독이었기에 믿고 OTT도 도전하게 됐다. "10년만에 감독님과 재회했다. 원래는 감독님과 지상파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무너졌다. OTT가 더 맞는 것 같아서 같이 하게 됐다. 촬영장은 생각보다 빠듯하게 돌아갔다. 하루에 찍어야 할 분량을, 씬을, 다음으로 미루면 차질이 생겨서 작품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할 시간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배우들과 함께 밥 한끼도 못 먹었다. 대본 리딩 때도 쫑파티도 못했다.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더 했으면 더 좋아졌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감독님은 초반에 식사도 같이 안하셨다. 스크립트나 조연출이나 본인이 코로나19가 걸리면 올 스톱이니까 혼자 떡으로 식사하셨었다. 마스크 철저하게 쓰고 혼자 모니터 앞에서 대본을 수정을 반복했다. 집에 가서 또 대본 고치고 감독님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

 

김성령이 분한 이정은은 문체부 장관 자리가 공석이 된 후 남은 1년을 담당하게 된다. 그를 추천한 이들은 허술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정은은 냉철하면서도 신중한 스타일이었다. 또 위기상황에 대처능력이 탁월한 인물이었다. 김성령 짧은 컷트에 심플한 슈트를 착용, 현실 속 여성 정치인들을 레퍼런스 삼아 캐릭터를 구축해나갔다. "실제 여성 정치인들이 착용하는 브랜드에서 의상을 가져왔다. 감독님이 스커트보다는 슈트를 선호했다. 의상을 감독님께 항상 보여드리고 그랬다. 스커트는 엔딩씬에만 등장한다. 의상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겼다."


김성령은 사격 선수 출신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전 작품에서 총을 많이 다뤄봤기에 크게 어렵지 않았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대사와 그 분량이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다보니 어떤 상황을 풍자하는지 알겠더라. 총기 다루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저는 대사가 너무 어려웠다. 대사 양 뿐만 아니라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와 함께하는 숙박대전' 그 때의 대사가 너무 어렵더라. 들으면 알겠지만 입에 붙기까지가 너무 힘들었다. 대사량도 많았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이렇게 된이상 청와대로 간다' 이정은 役 김성령/웨이브 제공

 

그럼에도 '이상청'은 현장에서 좋았던 기억이 더 많다. 김성령은 "되돌아보면 결과물도 촬영장도 너무 좋았다. 배우, 스태프 할 것 없이 열정을 다했다"며 만족했다. 특히 그는 짧게 출연하는 단역 배우들까지도 연기 구멍이 없었다며 칭찬했다. "어쩜 그렇게 다들 연기를 잘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작은 롤의 배우들까지도 '연기 구멍이 하나도 없었다'는 글도 봤다. 정말 잠깐 한 컷 나오는 모텔 청소하는 분까지도 잘하시더라. 단역들까지도 눈이 초롱초롱했다.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열정이 눈에 보였던 현장이다."


덕분에 리얼리티가 더욱 살았단다. "극 중 토론 진행하는 분도 정말 실제 데려온 줄 알았다. 너무 리얼리티했다. 문체부 직원들, 대변인, 정말 너무 공무원 같았다. 주인공보다는 조연들이 탄탄해야 작품 완성도가 보이는 것 같더라. 옛날에는 작은 역할이라도 얼굴이 많이 알려진 배우를 쓰려했다면 요즘은 신선한 사람, 진짜 저 인물같은, 이미지가 굳혀지지 않은 인물을 써서 완성도를 높이는 것 같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이학주, 백현진, 배해선까지 신선한 조합이 '이상청'을 완성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이 네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이학주는 극 중 이정은의 보좌관 김수진으로 분했다. 이정은의 든든한 오른팔이었다. "참 착하고 목소리도 너무 좋다. 현장에서도 잘한다고 생각했지만 방송 보니 정말 잘했더라. 성실하고 그 성실함이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진정성이 있었다. 경호원, 비서관 보좌관 덕에 너무 실제로 든든했다. 잘해주고 배려해주고 늘 먼저 찍게 해줬다(미소). 나 먼저 보내주고 배려해줬다. 불평하는 모습도 없었다. 다음에도 또 같이 해보고 싶다."

백현진과는 부부로 호흡했다. "백현진씨는 실제로도 독특하다(웃음). 화가로도, 뮤지션으로 활동하신다. 생각도 독특하시다. 말투 중에 '화이팅'을 외치라고 하면 혼자 '영차'라고 한다. 젠틀하고 매너 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을 찍는데 나오더라. 너무 반가웠다. 그때 인사를 했었다. 그 이후로 엄청나게 작품을 많이 했더라. 사람들이 많이 모를 때 눈여겨 봤던 배우다. 두 작품을 같이 하게 됐다. 웨딩 사진을 찍는데 태어나서 처음 찍는다더라. 너무 미안하다고 했더니 자기 아빠가 이 사진 보면 좋아할거라고 하더라. 하하."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이렇게 된이상 청와대로 간다' 이정은 役 김성령/웨이브 제공

 

극 중 차정원 의원으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배해선에 대해서는 "자기 몫을 다 해서 완벽했다"고 극찬했다. "첫 리딩 때부터 '쟨 자기 몫을 다 해서 완벽하다' 생각했다. 지금보니 우리 드라마 찍으면서 '구경이'와 '해피니스'도 찍고 있었더라. 너무 바빴는데 그걸 어떻게 다 해냈는지 존경스럽다. 엄청 예의 바르고 맨날 뭐 사가지고 와서 나눠준다. 사람도 잘 챙긴다. 해선이도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배해선의 시대가 오지 않을까' 생각도 든다. 발성 자체가 욕을 너무 차지게 잘한다(웃음)."


함께 한 배우들의 칭찬을 늘어놓지만 정작 스스로의 연기에는 아쉬워했다. 인터뷰에 앞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연축성 발성 장애가 있음을 고백했던 바. "발성장애 진단을 받은 지 10년정도 됐다. 연기를 그만둬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제 목소리가 너무 좋다며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있더라. 지금은 잘 다스려가면서 하고 있다. 저는 제 목소리가 특이해서 마스크를 써도 알아보는 경향이 있다. 극 중 김수진에 '똑바로 말 안해'하며서 차에서 소리치는 장면이 있다. 소리지르는 게 안되서 여러 번 촬영했다. 저는 아직도 너무 거슬리는 부분이다."

촬영 때까지만 해도 '이상청'이 이렇게까지 잘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는 김성령은 "트위터에서 '오겜'보다 재밌다'는 글을 봤다. 정말 뿌듯하더라. 자랑스러운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저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 시즌 2도 같이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차기작은 tvN 새 드라마 '킬힐'이다. "김하늘, 이해영 선배와 함께 한다. 대단한 여성 드라마가 또 하나 탄생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안겼다.

[ⓒ 하비엔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