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옥' 원진아 "더미 달래는 내 모습 놀라, '그사이' 화제 이준호 덕"

노이슬 / 2021-12-21 06:30:04
-원진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서 송소현 役 연기
-태어나자마자 지옥행 고지 받은 아이 지키려는 모성애 연기로 호평
-'지옥' 인기로 데뷔작 '그냥 사랑하는 사이'도 넷플릭스 입성

[하비엔=노이슬 기자] 주로 로맨스 장르에서 활약해 온 배우 원진아가 색다른 매력으로 호평 받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연출 연상호)에서 갓 태어난 아이가 지옥행 고지를 받자, 그의 어미인 송소현은 혼란스러워했다. 원진아는 끝까지 죄 없는 자신의 아이를 지키려는 모성애 연기로 대중에 호평 받고 있다. 

 

원진아가 출연한 '지옥'은 어느 날 지옥행을 선고 받은 사람들이 지옥사자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사이비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송소현 役 원진아/유본컴퍼니

원진아는 "제가 연기를 뭔가 잘해서라기 보다는 역할이 좋았다고 생각했다"며 감사해했다. "역할의 힘을 받아서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처음에 소현이를 봤을 때 감정, 비춰지는 모습들을 그대로 옮길 수 있는지를 고민을 많이 했다. 소현이가 겪은 아픔, 희생하는 모습까지 잘 공감하고 따라와주셨다면 감사하다."

 

송소현은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무너진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물이다. '지옥'의 2부인 4~6회에 등장, 남편 배영재(박정민), 갓 태어난 튼튼이와 행복한 삶을 꿈꿨지만, 튼튼이가 지옥행을 고지 받으며 혼란에 빠진다. 

 

모성애 연기로 호평 받고 있지만 원진아는 겪어본 바 없는 감정이기에 많이 어려웠다. 그의 해결책은 '현장의 감정'이었다. "소현이 캐릭터는 모성애라고 정해져있지만 겪어본 감정이 아니다. 누군가에 배울 수 있는 감정도 아니다. 여러 생각을 해봤는데 주변에 아픈 가족이 있는 분께 묻기도 실례가 된다. 비현실적인 상황을 현실처럼 그려야하는 작품인데 현실감을 지향을 했을 때 진짜 감정이 중요했다. 감정에 충실했고 미리 보면 계산한게 티가 날 것 같았다. 현장에서 최대한으로 집중해서 연기해야겠다 생각했다."

 

원진아의 몰입을 도운 것은 '튼튼이'였다. 매 순간 갓난 아이와 함께 해야했기에 최대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진짜 아이가 아닌 '더미'로도 극에 몰입할 수 있던 원진아만의 방법이 궁금했다. "튼튼이를 물건이나 더미로 생각하면 몰입이 깨질거 같았다. 아이를 안고 있을 때 기분이나 습관적으로 흔들고 있는 모습들을 몸에 벨 수 있도록 튼튼이라고 믿는 과정이 제일 중요했다. 따로 튼튼이를 관리하는 스태프들도 더미에 말을 걸고 있더라. 습관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대상처럼 습관을 들이려고 놀이의 과정으로 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송소현 役 원진아/넷플릭스 제공

남편으로 분한 박정민과의 호흡은 "부부케미가 좋았다"다고 소회를 전했다. "처음 같이 찍은 장면이 아이 영상을 보여준 장면이 첫 장면이다. 전화 통화씬은 따로 촬영한다. 저는 이 캐릭터가 어떻게 보이는지는 열려있다고 생각했다. 통화하는 씬에 투정부리는 말투를 섞었다. 저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소현이랑 영재의 부부케미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호흡이 잘 나온 것 같다. 조금 더 긴 호흡으로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극 중 송소현은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나머지 고지받은 아이와 함께 새진리회를 찾는다. 제 발로 호랑이 굴에 들어간 격이라 시청자들은 송소현의 그런 행동이 안타까워 답답해했다. 원진아도 시청자에 공감했다.

 

"책으로 봤을 때 저도 너무 답답했다.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잘 안됐다. 끝까지 보고나니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느껴지고 성장하는 과정 중에 필요한 감정이라 생각했다. 저는 관객들도 제가 느꼈던 그대로를 느끼기를 바랐다. 그렇게 보여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인정을 하고 연기를 했다."

 

새진리회 본부에 찾아갔던 당시 호흡했던 유지사제 역 류경수는 "카리스마가 넘쳤다"고 말했다. "유지사제의 모습을 강렬하게 상상하지 않았다. 현장에서 맞딱드렸을 때 모습에서 나오는 카리스마,포스가 있었다. 마주보는 연기를 하는데 제가 이야기하면서 눈치보게 되고 긴장감을 유지하고 에너지를 주는 배우였다. 사소하게 움직이는 행동 안에서도 디테일하게 작은 행동인데도 제가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송소현 役 원진아/유본컴퍼니

 

'지옥' 공개 후 그 어느 때보다 주변에서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는 원진아. 그는 "소녀 감성인 어머니는 작품에서 제가 울면서 힘들어하면 같이 힘들어하신다. 이번에는 작품의 메시지에 집중해주셔서 좋았다"고 했다. "제 막내동생이 '누나 결말은 이거'라고 하면서 해석을 보내더라. 니가 생각하면 그게 맞다고 했었다. 그러면서도 가족과의 대화가 이러나? 생각도 들었지만 어머니도 작품 메시지에 집중해주셔서 좋았다."

 

'지옥' 대본을 받고 몰입해 단숨에 읽은 원진아는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연상호 감독님이랑 하면 너무 좋겠다 싶어서 제 분량도 안 보고 맘 조리면서 무조건 하겠다고 연락 드렸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감독님이 예능이나 잠깐 나왔던 모습을 본적이 있지만 책이 주는 어두운 면과 날카로운 면이 닮아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긴장했다. 근데 너무 정반대로 유쾌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배우에 대한 애정이 많다고 느꼈다. 스스로를 갉아먹을만큼 힘들게 촬영 안했으면 한다고하셨다. 열정을 가지고 스스로 상처받지 않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촬영하고 싶어 하셨다. 작품 끝나고 나서는 작품 세계관이 어둡고 무거운거에 비해서 촬영장은 너무 밝고 유쾌했다. 이 현장을 더 이상 나오지 못하는구나 즐거운 분위기가 끝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컸다. 지금도 그립다(미소)."

 

'지옥'에 이어 원진아의 데뷔작 '그냥 사랑하는 사이'(이하 '그사이')가 최근 넷플릭스에 입성하며 '배우 원진아'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한 몫하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송소현 役 원진아/유본컴퍼니

 

"최근에 들어온 지 몰랐다. '그 사이'데뷔작이라서 애정이 많은 작품이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니 감사하다. 아마 요즘 활약 중인 준호오빠 덕분이 아닌가 싶다. 배우들 단통방이 아직 살아있다. 최근에 두달 만에 잠깐의 안부를 주고 받은 적이 있다. 추억이 새록새록 난다. 관심들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풋풋하고 모든 게 어렵기만 했던 데뷔작 '그 사이'와 '지옥'이 함께 화제가 되고 있으니 감회도 새롭다. "아직까지는 경험이 많이 필요한 것 같다. 하루 아침에 연기가 달라지고 변하는 것은 노하우가 쌓여야 할 것 같다. 궁합이 맞는 역할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와 조금 더 몰입하기 쉬울 수 있는 캐릭터가 있는 것 같다. 좋은 역할을 만난다면 시너지는 있을 수 있지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 같다."

 

'지옥' 촬영장 기억이 너무 좋았기에 시즌2도 출연하고 싶단다 "시즌2에 너무 참여하고 싶다. 그래서 딸로 해서 출연하면 안되냐, 박정민 선배도 아들로 출연하겠다고 어필했을 정도다. 시즌2는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하지만 역할이 없다고 하더라도 아쉽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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