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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상호 감독 "'지옥' 시즌2? 엔딩에 대한 다양한 시선 재밌을 것"

노이슬 기자 / 2021-11-30 06:30:41
-연상호 감독 연출 '지옥', 넷플릭스 통해 19일 공개
-공개 다음날 전 세계 넷플릭스 1위, '오징어 게임' 이어 K-콘텐츠 영향력 과시
-시즌2 웹툰 내년 하반기 예정, 영상은 미정

[하비엔=노이슬 기자] "하나의 공통된 목표, 작품이란 것을 가지고 여러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느낌이었다."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은 예고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부산행'에 이어 '연상호표 디스토피아'로 주목받으며 공개 하루만인 20일 1위에 오르며 '오징어 게임'에 이어 K-콘텐츠의 영향력을 과시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연출한 연상호 감독/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 히트를 치고 '지옥'이 나온다는 상황을 접했을 때 제가 운이 굉장히 좋다 생각했다. 그런 이야기를 주변에 많이 했다. 넷플릭스는 공개 하루 지나면 순위가 나온다. 한국 넷플릭스에서 2위 정도 하면 좋겠다 생각했다. 밤 11시 정도에 업데이트가 되더라. 여기 저기서 글로벌 1위 했다는 걸 보고 어리둥절하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다."

 

연상호 감독이 전한 기획의도는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지옥이다. 그는 "휴머니즘이란 무엇인가를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다"고 했다. 또 "친구들사이에 이야깃 거리가 떨어졌을 때 같이 보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 오랫동안 재미난 이야기를 나눌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만큼 '지옥'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둘러싸고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연상호 감독과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원작 웹툰에 참여했고, 원작 팬들은 싱크로율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하지만 연 감독은 "생김새의 닮은은 의미가 없다"고 했다. 

 

"영상이라고 하는 것은 움직이고 살아 숨쉬는 것이다. 정지된 화면으로는 비슷할 수 있지만 컷과 컷 사이를 형성하면서 만화안의 캐릭터가 움직인가 생각한다. 캐릭터의 정지 화면의 닮음이 아니라 캐릭터가 풍기는 분위기를 중점으로 캐스팅했다. 배우를 통해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에 배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연기로, 자연스럽게 다가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작품 촬영 전에 '반도' 때부터 제가 리딩이라는 행사를 안하고 있다. 대신에 콘티라던가 연출에 대한 비전을 브리핑하는 자리를 갖는다. 이번에도 연출 방향이나 어떻게 찍고 싶은지 브리핑했다. 촬영 말미에는 그 안에서 배우분들이 자유롭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했다. 본인들의 크리에이티브한 것들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 하나의 공통된 목표, 작품이란 것을 가지고 여러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느낌이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연출한 연상호 감독/넷플릭스

 

극 중 새진리회는 '인간이 죄를 지어 지옥 사자들의 심판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새진리회의 시초는 정진수다. 정진수 역은 배우 유아인이 열연했다. 연 감독은 유아인에 극찬을 쏟아냈다. "개인적으로 유아인 배우를 '버닝' 촬영 고사장에서 만났다. 이창동 감독님과 유아인 배우와 함께 얘기할 자리가 있었다. 작품에 대하는 태도에 인상이 깊었다. '버닝' 시사회때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되게 관심있게 바라봤던 기억이 있다. 정진수는 내면에 뒤틀린 논리가 있다. 그 내면의 것들이 삐죽삐죽 튀어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디테일하게 세공하듯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정진수 역할을 만드는데 유아인 배우의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반면 이를 믿지 않고 맞서는 변호사 민혜진 역에 김현주, 기이한 현상과 마주하며 정진수의 비밀을 알게 되는 경찰 진경훈 역의 양익준, 그의 딸 진희정 역의 이레, 평범한 시민인 배명재 PD 역할에 박정민, 그의 아내 송소현으로 분한 원진아, 고지를 받은 시민 박정자 역의 김신록까지 배우들의 열연으로 극이 빈틈이 없다.

 

"김현주씨는 아주 어릴 때 노희경 작가님의 데뷔작을 너무 재밌게 봐서 팬이었다. 꽤 오랜시간동안 보여주면서 대중들에 보여준 신뢰감이 초반 민혜진 설명에 좋을 것 같았았다. 후반부에서는 신념 혼란을 느낀다. 그걸 김현주씨를 통해 보여주면 극대화될 것이라 생각했다. 적극적이고 의욕적이고 도전 정신을 가져주셔서 감사했다. 탈출씬을 롱테이크로 가자고 초기부터 이야기했었다. 김현주 배우는 오랫동안 트레이닝을 해서 처음 트레이닝 할 때와 촬영 직전의 몸동작이 완전히 달랐다. 거의 다른 사람일 정도로 완전 바뀌어있었다.

 

양익준, 이레 배우도 너무 좋았다. 이레 배우는 '반도'에 나온 것 이외에도 현장에서 보여주는 에너지가 엄청났고, 자연스러웠다. 원작 웹툰에서는 아들이었는데 누가 연기하면 좋을 것 같나 생각하다가 이레 배우가 떠올라서 바꿔서 하게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연출한 연상호 감독/넷플릭스

 

박정민 배우는 평범함이라는 것을 표현하면서도 여러 방식과 디테일 비전을 갖고 있다. 짜증 섞인 연기나 일상 톤 같은 것을 돋보이게 하면서 평범해 보일 수 있는 연기를 찾아낸다는 느낌을 받았다. "

 

특히 박정자 역할을 통해 기존의 모습과는 달리, 애끓는 모성애 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신록과 새진리회의 유지사제 역의 류경수에게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김방법이라는 드라마에서 처음 만났다. 연극이나 단편영화에서 김신록 배우를 좋게 본 상태였다. 함께 작업하니 이 정도로 입체적인 느낌이었나 싶을 정도로 놀랍고 팬이 됐다. '지옥' 찍으면서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스태프들 배우들까지도 상당히 놀랐다. 하나의 에피소드로만 생각했는데 극 중 박정자의 아이가 문 밖으로 나온 장면에서 안고 울면서 이야기하는 씬이 있다. 하지만 상황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가 알아서 한다고 하더니 아이들을 방 안에 넣고 같이 들어가서 혼내더라. 합의된 장면이 아니었는데 현장에서 감탄했었다.

 

유지사제 역을 캐스팅할 때 류경수 배우는 '이태원 클라쓰'로 대중들에 얼굴 알리고 라이징 스타였다. 배우 담당 연출부가 류경수씨가 오디션을 보러 왔다고 하더라. 굳이 오디션까지 보러왔을까 생각을 했었다. 그때도 유지사제 역할을 오디션봤다. 디렉션 하고 싶은 모습은 오디션 영상에 다 들어있더라. 이미 배우가 해석한 캐릭터와 제가 해석한게 되게 닮아있어서 캐스팅했다."

 

연상호 감독은 '지옥'에 이어 차기작에서도 류경수와 함께 하고 있다. 감독은 "저는 예전에 제가 박정민 배우와 처음 작업할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캐릭터에 대한 해석이나 연기에 대한 열정, 연구하고 표현하는 모습들이 옛날 박정민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좋은 느낌이었다. 류경수 배우가 앞으로 연기로 보여줄 여러 모습들이 궁금하다. 다음 작품도 같이 찍고 있다. 그게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연출한 연상호 감독/넷플릭스

 

연기적인 면은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간 반면, 연출은 원작 웹툰과 디테일한 부분까지 맞추려고 했다. 최규석 작가와의 협업 에피소드도 전했다. "만화 작업을 할 때 최규석 작가가 연출자로서 연출하는데 되게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물어봤던 기억이 난다. 작가님이 시나리오 속 살인범의 집 근처의 가게까지 물어봤다. 작가들이 작업한 스타일을 보면 혼자 작업하긴 하지만 영화와 비슷하게 작업한다. 실제로 비슷한 동네 사진을 많이 수집하는 편이다. 최규석 작가님이 현장에 오셨었다. 제가 사용했던 룩과 닮아서 되게 놀랐다. 촬영장에서는 납치되는 장면을 촬영하고 있는데 자기가 만화할 때 로케이션했던 장소라고 해서 놀란 기억이 있다."

 

새진리회를 명분 삼아 악행을 일삼는 '화살촉'은 사회가 만들어낸 악마집단이다. 특히 배우 김도윤이 열연한 화살촉 BJ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연 감독은 "극단적으로 묘사가 되어야 했다. 다른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었을 거라는 것도 동의한다. 수위 조절도 논의를 통해서 정했다"고 했다.

 

"만화에서는 더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장면도 나온다. 만화에서 몇몇 장면들을 빼고, 다른 식으로 묘사하려고 한 결과물이었다. 화살촉 BJ는 프로파간다성 스피커가 하는 역할 같은 것들이 시각적, 청각적으로 실체화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얼굴을 메이크업으로 가리고 사람들을 선도하는 모습들을 바랬다. 

 

김도윤 배우는 실체화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더라. 목소리가 항상 쉰 상태로 고민을 많이 하더라. 프로파간다성에 가깝다고 생각했고. 이동욱이라는 캐릭터는 전반부와 후반부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 대비 같은 것도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나도 그런 부분이 좋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연출한 연상호 감독/넷플릭스

 

화살촉의 폭력성에 대해서는 "폭력적인 씬이 많은데 이전 작품 육신 살인 씬 보면 실제적으로 잔인한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다. 시연 장면도 찢어진다거나 적극적으로 보여주기보다 간접적으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신선했던 점도 있었다. 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새진리회를 상징하는 색깔이 민트라는 점은 특이했다.  "만화를 만들어낼 때 후반부 새진리회는 재정이 일치된 사회의 느낌이었다. 종교의 사제의 느낌보다는 공무원이나 공권력의 상징같은 느낌을 주려해서 지금의 디자인이 나왔다. 흑백만화라서 색 지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런 류의 의복이 선거 운동원들의 옷과 비슷하더라. 많은 선거를 겪으면서 별별 색깔의 옷을 많이 봤는데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전혀 사용한 적 없는 지금의 민트 색을 사용하게 됐다. 차분하면서 서늘한 느낌이 분위기를 만들기 좋았던 것 같다."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는 천사의 고지. 고지를 하는 천사 역할은 '기생충'에 출연했던, 연 감독과는 '방법'을 통해 연을 맺은 정지소가 함께했다. "이 작품 장르는 코스믹호러라고 생각한다. 미지의 초자연적인 존재 대비되는 자극이 필요했다. 공포에 근간을 이루고 있다. 천사라는 존재에 대해 궁금해하실 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작품 외적으로 이스터 에그처럼 재밌었으면 했다. 초기 콘셉트 아트로 그려진 이미지가 정지소 배우와 닮은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제안했다."

 

전 세계에 K-좀비 신드롬을 일으켰던 '부산행' 이전에 연 감독은 이미 '돼지의 왕', '창', 등을 통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그렸다. '지옥'은 "연상호스럽다" "연상호 디스토피아 집약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단편 애니메니션까지 보면 꽤 오랫동안 작업을 해왔다. 작업할 때 제가 가진 성향이 메이저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개인을 괴롭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화는 다수를 상대로하는 작품을 만들어야한다. 넷플릭스와 작업하면서는 작품 공개하는 방식이 기존의 한국 드라마와 달랐다. 이런 이야기가 마이너해도 넓게 공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았다."

 

연 감독이 생각하는 지옥은 어떤 세상일까. "아이를 키우다보니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된다. 아이만 봐도 울컥하는 것들이 있다. 조그마한 사랑만 줘도 행복해하는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이 불행해한다면, 조그만 사랑도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다. 그게 지옥일 것 같다."

 

시즌2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단다. 하지만 최규석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고, 웹툰으로는 내년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다음 이야기는 나오면 자유롭게 하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 작품 나오고 욕심이 생겼다. 잊혀지기 전에 다음 이야기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앞부분의 여운을 가진 상태에서 다음 이야기를 나오는게 좋겠다고 의견을 나눴다. 작품 공개된 후 넷플릭스와 만난 적은 없다. 시즌2에 대한 넷플릭스의 생각도 모른다. 원작을 하고 있는 최규석 작가님과 올 여름부터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 구상하고 있었다. 지금은 마무리 단계다. 내년 하반기에 만화로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서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일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 일이 일어났을 때의 사람들의 시선이 즐거운 것 같다. 이 이후의 이야기는 이후의 사람들의 움직임 변화가 중점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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