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승 전 대웅제약 회장 일가 소유회사, 최근 5년간 내부거래 증가

박정수 기자 / 2024-01-16 14:25:34
소비자주권시민회의, 대웅제약 내부거래 실태조사 발표
대웅제약, “지난 5년간 내부거래액 1.7배 증가” 반박

[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대웅제약과 윤재승 전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4개 회사(디엔홀딩스, 엠서클, 시지바이오, 이지메디컴)의 내부거래 비중이 최근 5년간 2.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9월 대기업 위주의 내부거래 단속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한다고 나섰지만, 여전히 개선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윤 전 회장은 지난 2018년 직원 욕설과 막말 논란으로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후 지난 2022년 최고비전책임자(CVO)로 복귀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 15일 중견기업 가운데 대웅제약의 내부거래 현황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참고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윤재승 최고비전책임자(CVO). [사진=연합뉴스]

 

이번 조사 대상은 윤재승 전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디엔홀딩스와 엠서클, 시지바이오, 이지메디컴 4개 회사로, 이들 회사의 최근 5년간 총 매출과 내부거래액, 지분율, 관계회사 등을 파악했다. 

 

화장품류 등의 제조·판매 등을 주 영업목적으로 지난 2001년 12월 설립된 디엔홀딩스는 총 매출 대비 내부거래비율이 2018년 19.7%, 2019년 26.9%, 2020년 49.6%, 2021년 45.2%, 2022년 30.7%에 달한다. 

 

또 홈페이지 제작업과 의료기기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지난 2000년 8월에 설립된 엠서클은 총 매출 대비 내부거래비율이 2018년 28.5%, 2019년 30.3%, 2020년 28.9%, 2021년 39.5%, 2022년 42.8%로, 총 매출과 내부거래액, 내부거래비율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가공처리업과 의료용 기기 제조 및 판매사업을 목적으로 지난 2006년 1월에 설립된 시지바이오와 IT솔루션을 기반으로 의료기관의 구매물류업무 대행을 목적으로 지난 2000년 9월 설립된 이지메디컴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지바이오의 총 매출 대비 내부거래비율은 2018년 38.5%, 2019년 39.4%, 2020년 36.1%, 2021년 39.9%, 2022년 46.6%이고, 이지메디컴은 2018년 2.2%, 2019년 2.5%, 2020년 2.5%, 2021년 10.2%, 2022년 11.0%로 총 매출과 내부거래액, 내부거래비율 모두 증가했다. 

 

특히 이지메디컴의 내부거래액은 지난 2018년 96억원에서 2022년에는 719억으로 무려 7.5배 늘었다.

 

이들 4개 회사의 내부거래비중은 시지바이오 40.1%, 디엔홀딩스 34.4%, 엠서클 34.0%, 이지메디컴 5.7%로 나타났고, 4개 회사의 내부거래 평균비율은 28.6%에 달한다.

 

또 4개 회사의 전체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총 매출은 2018년 5884억원, 2019년 5939억원, 2020년 6789억원, 2021년 8133억원, 2022년 8470억원으로 조사됐다.

 

내부거래액은 2018년 548억원, 2019년 601억원, 2020년 677억원, 2021년 1371억원, 2022년 1556억원이다. 따라서 내부거래비율은 2018년 9.3%, 2019년 10.1%, 2020년 10.0%, 2021년 16.9%, 2022년 16.9%으로 꾸준히 늘었다.

 

지난 2018년 대비 2022년 총 매출과 내부거래액은 각각 1.4배, 2.8배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내부거래 회사가 윤재승 전 회장 등 윤씨 일가의 소유라는 점이다.

 

디엔홀딩스의 지분율은 윤재승 34.6%, 블루넷 14.8%, 자기주식 12.3%, 기타 38.3%다. 2대 주주인 블루넷은 스포츠시설 운영업체로, 윤재승 전 회장이 53.1%, 부인 홍지숙씨가 10.4%, 장남 윤석민씨가 6.6% 등의 지분을 소유해 윤씨 오너일가 지분이 70.1%에 달해 사실상 가족회사인 셈이다.

 

엠서클의 경우 인성TSS 65.3%, 디엔홀딩스 26.4%, 블루넷 1.3%, 자기주식 2.3%, 기타 4.7%로, 인성TSS가 가장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인성TSS는 윤재승 전 회장이 60%, 장남 윤석민씨가 40%의 지분을 각각 소유해 윤씨 부자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또 시지바이오는 블루넷 55.9%, 기타 44.0%, 자기주식 0.1%이고, 이지메디컴은 윤재승 전 회장 23.8%, 인성TSS 15.2%, 서울대병원 5.5%, 자기주식 14.3%, 기타 41.2%로 윤씨 일가 지분이 39.0%를 차지한다.

 

이처럼 내부거래 회사 대부분이 윤씨 일가 소유회사이거나 대웅과 관련된 회사다.

 

디엔홀딩스의 경우 관계기업은 엠서클·디엔컴퍼니이고, 특수관계자는 대웅과 대웅제약, 대웅바이오, 에스테메드다.

 

엠서클의 관계기업은 바이오에이지·엠바이오·트라이문·뷰티패스이고, 특수관계자는 대웅, 대웅제약, 대웅바이오, 대웅생명과학, 유와이즈원, 디엔홀딩스다.

 

또 시지바이오의 지배기업은 블루넷, 종속기업은 디엔컴퍼니, 관계기업은 큐스퀘어, 특수관계자는 대웅바이오·대웅제약·디엔홀딩스·이지메디컴이고, 이지메디컴의 경우 계열회사는 위더스메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오너일가 회사 내에서 내부거래를 통해 지원받는 계열사는 스스로의 노력 없이도 비계열 독립기업보다 경쟁상 우위를 차지해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며 “게다가 지배주주인 오너일가로의 편법적인 부의 이전이 경영권 승계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심각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조사 결과 윤재승 전 회장의 일가가 소유한 회사를 통한 내부거래 내역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는 대웅제약과 이들 회사의 거래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윤씨 일가가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사익편취는 물론 편법적으로 부를 이전하는 행태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내부거래는 경쟁사업자를 배제해 시장가격을 왜곡시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특히 오너 일가 지배주주가 계열들의 부나 이익을 사적으로 빼돌리는 사익편취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공정위는 중견기업의 감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측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 측은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측의 주장이 상당 부분 다르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서 내부거래가 늘었다고 지적한 4개 회사의 지난해 전체 내부거래 비율은 해마다 10% 내외로, 내부거래액은 회사 매출이 증가하면 당연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지메디컴의 내부거래비율의 경우 2018년 1.9%, 2019년 2%, 2020년 1.8%, 2021년 1.5%, 2022년 1.7%이고, 내부거래액은 지난 2018년 84억원에서 2022년에는 114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대웅제약 측의 주장이다.

 

또 4개 회사 전체 내부거래액은 2018년 539억원, 2019년 585억원, 2020년 642억원, 2021년 818억원, 2022년 954억원이고, 따라서 내부거래비율은 2018년 9.15%, 2019년 9.85%, 2020년 9.46%, 2021년 10.06%, 2022년 11.26%으로 지난 2018년 대비 2022년 총 매출과 내부거래액은 각각 1.4배, 1.7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번 조사에 대해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내부거래가 심각하다’는 주장은 정상적이지 않다”며 “내부거래가 사익편취로 볼 수 밖에 없다는 주장 역시 심각한 오류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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