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혼전’…장·차남 “표대결 이미 끝나”

홍세기 기자 / 2024-03-26 18:03:38

[하비엔뉴스 = 홍세기 기자] 한미약품의 경영권 다툼이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자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전 사장은 한미그룹과 OCI간 통합에 반대하고 나선 가운데 “이미 지분을 40% 넘게 확보했다”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통합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앞서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한 바 있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26일 수원지방법원 제31민사부는 임종윤·종훈 전 사장이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이에 임종윤·종훈 전 사장은 이날 “법원의 가처분 기각에 대해 즉시 항고할 예정으로, 본안 소송을 통해서도 재판부의 판단을 받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한미그룹 창업자 일가는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한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임주현 사장 모녀와 이를 반대하는 두 형제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미그룹은 지난 25일 임종윤·종훈 형제를 각각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한미약품 사장직에서 해임하면서 갈등의 골을 더욱 깊어졌다. 


이들 형제는 법원 결정과 별개로 확보한 한미사이언스 우호 지분율이 OCI홀딩스가 확보하게 될 지분 약 27%보다 10% 이상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임종윤·종훈 전 사장과 직계 가족의 지분이 28.01%이고, 이들의 손을 들어준 개인 최대 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지분이 12.15%에 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종윤 전 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디엑스앤브이엑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0.41%까지 합치면 두 형제 측 우호 지분은 총 40.57%에 이른다.

반면 현재 창업자 일가와 신 회장의 지분을 제외하면 국민연금(7.66%)과 소액주주(약 6%)가 전부다. 게다가 유통 주식 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3% 이상을 추가로 사들여야 30%를 넘길 수 있어 지주사로서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에 임종윤·종훈 전 사장은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매각 등 근거 없는 한미 모녀 측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말고 주주분들과 전·현직 임직원들께서도 뜻을 함께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한미그룹 측은 “국민연금 등 주주들을 끝까지 설득하고 또 설득해 나갈 것이다”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과 진정성을 주주들께 인정받을 수 있도록 낮은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 하비엔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