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연봉은 ‘껑충’ 사회공헌 실적은 ‘감소’

박정수 기자 / 2023-10-16 16:38:32
최근 5년간 회장 연봉상승률 52.9%…임원 44.5%, 직원 14.8%
소비자주권시민회의, 현대차 ‘회장·임원·직원 연봉 실태’ 조사

[하비엔뉴스 = 박정수 기자] 최근 5년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연봉은 껑충 뛴 반면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 실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998년 IMF 사태 당시 부도위기에 처한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7조1700억원의 부채를 탕감받았다. 이는 국민의 피와 땀으로 모은 돈으로, 현재 막대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사회환원에 대해서는 인색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사실상 시장지배적 독점사업자다. 올해 상반기에 판매된 자동차의 90.8%(수입차 제외)가 현대,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다.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올해 1·2분기에도 각각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지난 1998년 IMF 사태로 인해 부도위기에 처한 기아자동차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으로부터 7조1700억원의 부채를 탕감받았다. 따라서 현 현대자동차그룹은 대규모 공적자금의 투입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오른 것이다.

 

과거의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현대자동차그룹은 단순한 사기업과 달리 공공성을 띤 만큼 지속적으로 사회에 환원해야 하는 책무를 갖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최근 5년간 현대자동차의 임직원(직원, 임원, 회장) 연봉과 매출, 당기순이익 추이를 통해 성과가 국민에 적절하게 공유되고 있는 지, 사회공헌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지를 조사했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상의 현대자동차 사업보고서를 근거로 한 최근 5년간의 ▲직원·임원·회장 연봉 직원·임원의 수 매출과 당기순이익을, 현대자동차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근거로 사회공헌 유형별 금액이다.

 

우선 매출과 당기순이익의 경우 지난 2017년 매출은 96조3761억원에서 2022년 142조5275억원으로 47.9% 증가했다. 또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7년 4조5464억원에서 2022년 7조9836억 원으로 75.6% 늘었다.

 

지난 2022년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 평균 연봉은 직원 1억526만원, 임원 12억2100만원, 회장 70억100만원이다. 이는 지난 2017년 대비 직원 연봉은 14.8%, 임원 연봉은 44.5%, 회장 연봉은 52.9% 상승한 것이다. 

 

임원 평균 연봉은 8억4500만원으로 직원 평균 연봉의 9.2배였지만, 지난해의 경우 11.6배 수준인 12억2100만원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또 지난 2017년 회장 연봉은 45억7900만원으로 직원 평균 연봉의 50.0배였고, 지난해에는 66.5배 수준인 70억100만원으로 치솟았다.

 

최근 5년간 매출은 47.9%, 당기순이익은 75.6% 증가한 가운데, 직원 연봉은 14.8%, 임원 연봉은 44.5%, 회장 연봉은 52.9% 늘어났다. 이 가운데 회장 연봉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반면 이 기간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체 사회공헌 실적은 1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649억6000만원에서 2022년에는 583억8900만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지난 5년간 현금기부는 5.7% 증가했고, 현물기부는 64.7% 감소, 경영비용은 25.8% 감소했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측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역할에 대해 “회장과 임원의 과도한 급여 인상을 축소하고 직원과의 연봉격차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 성장 과정에서 우리 사회와 국민으로부터의 지원이 있었음을 분명히 기억하고 기업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을 일정 정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민의 피와 땀으로 조성된 공적자금 투입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이르게 됐지만, 이를 망각하고 영업이익을 소비자 및 국민을 위해 일부나마 사용해야 함에도 임직원들만이 향유하는 것은 큰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은 소비자들을 위해 이익을 공유한다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적절한 가격 조정과 하자에 따른 교환 환불, 차량의 부품 다변화, 서비스의 질적 향상, 필수 부품의 옵션 배제 등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측의 설명이다.

[ⓒ 하비엔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