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의 행복 집짓기 6화] 집의 ‘속’을 알아야 진짜 내 집이 된다

편집국 / 2022-02-18 16:34:08

[하비엔= 편집국] 도면과 3D이미지를 보고 완성된 집을 완벽하게 상상할 수 있는 건축주는 많지 않다. 콘크리트나 목재를 이용해서 집 틀(구조)을 만들고 내벽을 새워 방의 모양이 갖춰져야 비로소 상상하던 공간이 현실로 다가온다.


이때 건축공사는 아니지만, 건축주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있다. 바꾸고 싶은 부분이, 공사가 끝나거나 다음 공정으로 넘어갔을 때 큰 공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다. 

 

건축주가 스스로 챙길 수도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면 설계감리 혹은 PM(Project management)과 함께 각 업체와 미팅을 하고 진행하는 것이 비용과 공사기간 절감에 도움이 된다.

전기공사: 콘센트, 스위치, 조명, 통신선 등 확인하기


우리가 사용하는 방의 벽 뒤편에 살짝 뜬 공간이 있다. 시공방법에 따라 다르겠지만, 콘크리트 구조 주택은 콘크리트 벽 위에 나무막대기를 세운 뒤, 나무 합판을 덧대어 벽을 만든다. 그 사이 공간을 따라 전기선이 콘센트, 스위치, 조명 등으로 연결된다. 

 

전기 공사는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콘센트, 스위치, 조명 등의 높이와 위치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 실내 외벽공사 중인 현장

 

그런데 실내외벽 마감이 끝난 뒤 콘센트 위치를 바꾸거나 추가하려면 벽을 뜯어 다시 공사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공사가 끝나고 실내에 합판을 덧대고 있을 때 건축주가 현장에 나와 전기공사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평면을 보고 도면에서 미리 위치를 정해놓았다 하더라도, 막상 입체적으로 지어진 건물에 들어오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식기세척기는 인덕션이나 하이라이트와 같은 전열 기구를 함께 사용하면 누전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전선을 따로 빼주는 것이 안전하다. 또 충전해야 하는 전자기기가 많아지면서 4구 콘센트를 선호하는 건축주가 늘어나고 있는데, 미리 업체에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CCTV와 외벽등도 구조공사 할 때, 미리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CCTV연결선이 외벽에 노출되거나, 외벽등을 설치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좌)콘센트와 스위치의 위치 (우)나무 합판 위에 석고보드 부착. 실내공사가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전기공사를 변경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에어컨 공사: 어떤 에어컨을 사용할까?

최근에는 주택도 시스템 에어컨을 사용하는 추세다. 에어컨 배관공사는 실내 공사와 동시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배관설치 후 천정마감을 하고, 실내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면 마지막에 에어컨을 설치한다.

 

▲천장에 에어컨 배관을 설치한 후, 에어컨 설치 공간을 제외한 부분을 합판으로 막아 천장을 만든다.

 

설계도면에 시스템 에어컨이 표시 되어 있다면 에어컨 설치 업체는 실외기의 개수와 에어컨 설치 위치를 정한 뒤 건축주에게 견적서를 제출한다. 이때 건축주는 견적서의 세부내역을 보며 냉·난방기기 여부와 공기정화시스템을 확인한다.

 

냉방 혹은 냉난방 시스템 에어컨 여부에 따라 배관의 두께와 실외기의 용량이 달라지는데, 만약 에어컨 배관공사가 끝나고 변경하려고 하면 천정공사를 뜯어내고 배관설치를 다시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실내 천정공사가 끝나기 전에 실외기 위치, 에어컨의 종류와 위치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설비 공사: 바닥 난방, 배수, 수도위치 확인하기

 

난방, 배수, 주택 내 수도 설치 등의 설비공사는 공사할 때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수정과 보수가 어렵다. 설비공사 부품의 대부분이 시멘트 바닥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설비공사가 들어가기 전, 설비업체와 만나 난방 위치, 배수여부, 수도 위치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예를 들어, 설계 당시에는 화장실과 다용도실 바닥에 난방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공사 도중 마음이 바뀌어 난방을 하고자 한다면 온수파이프관을 설치하고 있을 때 설비업체에 이야기해야 한다. 화장실 배수 공사도 바닥마감이 되기 전에 1개를 할 것인지, 2개를 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 좋다. 

▲ (좌)가운데 큰 관은 변기가 설치되는 곳 (우)샤워실 배수로와 세면기 수도에 청색테이프가 붙어 있다. 천장은 화장실 환기를 위한 자바라가 늘어져 있다.

 

주방 후드와 가스렌지도 놓쳐서는 안 된다. 후드는 동그란 아코디언처럼 생긴 ‘자바라’를 통해 실내 공기를 밖으로 배출하는데, 자바라 설치도 설비의 일종이다.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고 가스렌지 위치를 바꾼다면 자바라 길이가 충분하지 못해 가스렌지 위치를 바꿀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또 가스렌지, 인덕션, 하이라이트 사용에 따라 설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업체와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위치를 정해야 한다.

 

집짓기가 처음인 건축주는 그 당시 최선을 다해 고민해도 막상 살다보면 아쉬운 부분이 계속 생겨난다. 그렇기 때문에 업체에 모든 것을 맡기기보다는 구조공사, 건축공사, 설비공사, 전기공사, 에어컨공사, 조경공사 등 모든 공정에 건축주가 참여해야 한다. 

 

주택은 스스로 유지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집을 다 짓고 나서 내 집을 X-RAY보듯 훤히 꿰뚫어야 유지관리도 쉽다.

 

김용만 생태건축가, 

주요 약력- 품건축(주)대표이사, 펜타건축사사무소 대표, 도서출판 품 대표

저서. ‘시골땅 집짓기 성공해부학’ ‘행복집짓기+’ ‘건축, 생태적소통의 이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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