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희서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이어 '지헤중'까지...선물꾸러미 푸는 느낌"

노이슬 / 2021-11-15 17:33:39
-최희서, 한일합작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 출연
-이시이 유야 감독, 오다기리 죠, 이케마츠 소스케, 김민재, 김예은 등과 호흡
-최희서, 연기는 물론 번역까지 담당하며 활약

[하비엔=노이슬 기자] 최희서가 출연한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감독 이시이 유야)은 한일 글로벌 프로젝트 영화다. 이시이 유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오다기리 죠, 이케마츠 소스케를 비롯한 일본 배우들과 최희서와 김민재, 김예은이 의기투합했다.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은 서로 다른 마음의 상처를 가진 일본 가족과 한국 가족이 서울에서 우연처럼 만나 운명같은 여정을 떠나는 내용을 담았다. 최희서는 배우로서 연기는 물론, 양국의 소통을 담당하며 글로벌 프로젝트를 함께 했다. 그는 "2월 강원도 촬영. 추우셨을텐데 한국 배우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추위다. 그래서 일본 배우들을 더 챙기려고 했다. 근데 힘든 내색 안하시고 잘 따라와주셨다"며 고마워했다.

 

▲한일 합작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최솔 役 최희서'/사람엔터테인먼트

 

최희서는 감독으로부터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출연 제안 받은 후 '일어 원문'도 요청했다. 그는 "원문은 시적이로 아름다웠다"고 극찬했다. "처음 한글된 시나리오를 받았다. 읽었을 때도 초벌 번역 느낌이 들어서 감독님의 대사 느낌을 원문으로 보고 싶었다. 원문은 시적이고 아름다웠다. 번역 간의 언어 장벽을 느꼈고 저는 다행이 일본어를 하기 때문에 이 원문을 최대한 살려서 참여를 하겠다고 했다. 감독님도 저를 좋게 봐주셔서 함께 하게 됐다. 많이 본 것 같으면서도 한번도 본 적 없는 느낌이었다. '비포 선라이즈' 느낌인데 가족 영화다. 그 안에 멜로도 있다. 각자 가족도 온전치 못한 느낌이었다. 그 가족도 탄탄해진 느낌이 들어서 재밌을 것 같았다."

 

영화의 원제는 'アジアの天使'(아시아의 천사)다. 사실 제목만 들었을 때 영화에 대한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최희서는 감독과 상의 끝에 원문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으로 한글 제목을 바꿨다. "'박열'과 '동주' 시나리오도 제가 번역을 했었다. 번역해보니 알겠더라. 직접적인 하나의 대사도 어떻게 늬앙스를 하는지에 따라 감정이 달라진다. 그걸 번역가분도 하시지만, 배우 본인이 한다면 좋을 거 같아서 한번 더 번역을 했다. 저는 일본어 원문이 좋았다. 비단 일본어가 아니었어도 모국어가 당연히 자연스럽고 좋은 것 같다. 감독님의 정서와 감정으로 다가가기 좋았다. 몇몇 대사들은 굉장히 직접적이다. 비수를 내리 꽂는 듯한 대사가 있다. 딱딱하고 직접적이라는 느낌이 드실 수 있는데 그건 감독님의 성향을 제가 반영한 것이다."

 

최희서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서 전직 아이돌이었지만 가수로써 성공한 적은 없는 최솔로 분했다. 최솔은 어느 덧 사람이 없는 행사장이나 이벤트 장소에서 들어주는 이 하나 없지만 묵묵히 노래한다. 최희서는 최솔의 감정에 깊이 공감했다. 

 

"최솔의 무대는 노래 부르고 싶어도 행사장이나 사람이 없는 무대로 전락이 됐다. 그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저도 데뷔 후 항상 주목받았던 것이 아니다. 주목 받아도 다음 작품이 없거나 잘 안되면 그런 기회도 적어진다. 롤러코스터 같은 삶을 살 수 밖에 없어서 공감하기 쉽다. 꿈은 이루고 있는데 이 길이 언제나 주어지지 않는다는 불안감. 그런 면은 쉬웠다. 다만, 노래를 불러야 해서 그 장면이 많이 부담이 됐다. 짧은 씬이지만 후시녹음을 일본에서 할 수 없으니 라이브를 잘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노래를 잘 부르는 편도 아니어서 빅마마 멤버 신현아에 맹훈련을 받고 노래 부르는 씬을 촬영했다."

 

▲한일 합작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최솔 役 최희서'/사람엔터테인먼트

 

특히 최희서는 "극 중 예전에 싱글 앨범 낸 것을 듣는 장면이 나온다. 음악 감독님이 작곡해주셔서 미국에 계신 분과 줌(화상)으로 연습하고, 녹음도 5시간 걸렸다. 노래를 난생처음 하다보니 5시간동안 똑같은 노래 부르는데 가수분들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고충을 전했다.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은 최솔과 한국에서 먼저 자리잡은 형 토오루(오다기리 죠)를 찾은 츠요시(이케마츠 소스캐)의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두 가족이 만나 함께 강릉을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 감독은 3년간의 철저한 프리 프로덕션 끝에 100% 한국 스태프와 강원도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진행했다. 영화는 본격 코로나19가 심각해지기 전 촬영을 시작했다. "강원도에서 촬영을 시작했을 때, 마스크를 한 두분 정도 쓰기 시작했다. 중반 때는 모든 스태프가 썼다. 무서움보다 심각한 감기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촬영 마치고 일본분들이 돌아가서 2주 격리한다는 시스템을 듣고 놀랐다."

 

이 때문에 단 2회 출연한 천사로 분한 배우 세리자와 타테토는 크랭크인 때부터 함께 했단다. "우리 영화의 비밀 무기가 있다. 바로 천사가 등장한다. 천사 역할을 해준 세리자와 타테토 배우는 2회차밖에 안 된다. 근데 일본의 보안법 때문에 크랭크인 때부터 오셔서 마지막 촬영까지 함께 하셨다. 강원도 강추위에 속옷 바람으로 고생하셨다. 촬영 있는 날은 스태프처럼 제작부를 도와주시기도 했다. 그 배우 분께서 한국어 대사가 두마디 있었다. 사실은 그 한국어 대사 때문에 과외를 받고 오셨는데 배웠는데 써 먹지 못하고 국밥 시킬 때만 시켰다. 그때는 그게 참 재밌었다. 올해 한국어 능력시험 3급 따셨다고 한다(웃음)."

 

영화에 등장하는 '천사'는 평범한 이미지는 아니다.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는 말에 최희서는 "일본에서는 7월에 개봉을 했다. 원제에서 알 수 있듯이 '천사'가 등장하지만 사실은 어떤 희망, 내 자신으로 가장 순수했던 때로 떠올렸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디렉션이 있었다. 그 장면은 일부이지만, 그 장면까지 가는 여정이 힐링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저는 이 영화를 소개할 때 소통되지 않았던 가족이 우연한 계기로 만나서 소통하는 이야기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일 합작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최솔 役 최희서'/사람엔터테인먼트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서 토오루는 동생 츠요시에 "한국에서는 '맥주 주세요'와 '사랑해요'만 알면 된다"고 조언한다. 실제 '맥주 주세요'는 일본 감독과 배우들이 가장 먼저 배운 말이기도 하다. 

 

"'맥주 주세요'라는 말은 감독님과 배우들이 실제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배우신 말이다. 일본 감독님과 배우들이 맥주를 정말 좋아하신다. 촬영이 끝난 후에는 무조건 맥주 한 잔을 하더라. 자리에 앉자마자 '맥주 주세요' 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재밌었다. 중요한 대사였다. 츠요시와 토오루의 캐릭터와 걸맞았다. '사랑해요'라는 말은 누군가에게 쉽게 던지는 말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던질 수 있는 '맥주 주세요'라는 말인데 '사랑해요'라는 말은 가족이어도 잘 할 수 없는 말이다. '알면 된다'는 그 캐릭터가 인생 철학이 재밌다고 생각했다. 공감은 가지 않았다. 

 

또 일본 배우들은 '괜찮아요'라는 한국말도 배웠다. 스태프들이 챙겨즈면 다 괜찮다고 한다. 일본 배우분들은 촬영 대기 중에도 화장실도 잘 안가고, 휴대전화도 안 고보, 잠도 자지 않더라. 폐가 될까봐, 그 자리에 서서 자리를 지킨다. 본인의 순번을 기다리는 태도에 많이 감동하고 배웠다."

 

이시이 유야 감독과의 호흡 소감도 전했다. 최희서는 "감독님의 방식이 필름시대 방식이라더라. 모니터를 현장에 두지 않고 눈으로 확인되면 오케이 하신다. 카메라 감독님의 뷰파인더도 안 보신다. 배우의 눈이 좋으면 바로 오케이를 하신다. 결국엔 저는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시간이 없고, 호흡이 연극하듯이 시간 순서대로 가니 오히려 집중할 수 있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며 웃었다.

 

▲한일 합작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최솔 役 최희서'/사람엔터테인먼트

 

글로벌 프로젝트를 통한 경험은 최희서는 최근 방영을 시작한 SBS 새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이하 '지헤중')로 안방도 함께 찾았다. 그는 "의도치 않게 작품들이 한꺼번에 공개돼 선물꾸러미처럼 열어볼 수 있게 됐다"며 미소지었다. 

 

"작년에는 작품이 뜸했다. 의도치 않게 작품들이 한꺼번에 선물 꾸러미처럼 열어볼 수 있게 됐다. 극장과 브라운관을 통해 만나뵐 수 있게 돼 넘 좋다. '지헤중'은 배우들의 케미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친해서 가족이 되었다.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연기자는 물론, 연출에도 도전했다. 오는 12월 왓챠를 통해 공개되는 언프레임으 프로젝트에 단편영화 감독으로 이름을 올린 것. 최희서는 "안해본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고 했다. "손석구 배우가 가끔 뜬금없이 전화하는데, 어느날  단편을 찍자고 하더라. 연출을 하게 됐는데 같이 하고싶다고 했다. 오빠 단편에 출연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배우가 각자의 작품을 연출하는거라고 '너도 네 것을 하라'고 하더라. 제훈오빠 제작사가 있는 것도 알고 있었고, 워낙 친해서 같이 하게 됐다. 손석구 배우랑 작년에 시나리오 쓰는 모임을 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 각자 배우의 색깔이 뚜렷한 프로젝트라 매력이 이다. 부국제에 연출로 가다보니 세상에 없는 이야기를 들고 가니 이전까지는 느낄 수 없었던 부담감이 있었는데 다들 좋게 봐주셔서 가슴을 쓸어 내렸다.

 

감독으로써 또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연기자로써 채워갈 부분이 많아서 연기를 더 보여드리고 싶다. '지헤중'으로 멜로도 도전했다. 정통 멜로는 처음이다. 이제는 멜로도 했으니 액션이나 스릴러 찍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도 좋아하고 킥복싱 이런 것 좋아하니 한번 해보고싶은 마음이 있다. 몸을 쓰는 역할 자신있다(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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