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무학화' 된 김민재 "아침에도 활기차게 일어나,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노이슬 / 2021-11-22 17:33:23
-'달리와 감자탕' 5.7%로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하며 종영
-김민재, 진무학으로 분해 전작과 다른 코믹 매력 선보여

[하비엔=노이슬 기자] 김민재가 새로운 도전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안겼다. 무식하지만 결단력 甲, 단호하면서도 때로는 상대가 당황할 정도로 심플한 모습을 보였다. 올 가을 안방극장에 신선한 설렘을 안긴 '진무학'은 김민재 배우 본체와는 단 1%도 닮지 않았지만, 김민재 이외의 진무학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김민재가 출연한 KBS2 수목드라마 '달리와 감자탕'은 '무지-무식-무학' 3無이지만 생활역 하나는 끝내주는 '가성비 주의' 남자 진무학(김민재)과 본 투 비 귀티 좔좔이지만 생활 무지렁이인 '가심비 주의' 여자 김달리(박규영)가 미술관을 매개체로 서로의 간극을 좁혀가는 아트 로맨스다. 김민재는 극 중 감자탕집 하나로 성공한 돈돈 F&B 진무학 상무로 분했다. 진무학은 매사에 돈돈거리지만 미워할 수 없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졌다. 명품 수트를 걸치지만, 가슴팍에 호랑이 문신(?)을 하고, 멤버십 할인을 받기 위해 바코드를 능청스럽게 내미는 등 단짠 매력을 선보였다.

 

▲KBS2 수목드라마 '달리와 감자탕' 진무학 役 김민재/냠냠엔터테인먼트

 

전작 후 인터뷰에서 만나왔던 김민재의 이미지와는 전혀 180도 다른 인물이 바로 진무학이다. 김민재는 최근 강남 모처에서 하비엔과의 인터뷰에서 "진무학이라는 캐릭터는 1%도 닮지 않았다"고 수긍했다. 김민재는 처음 '달리와 감자탕' 대본을 받았을 때를 회상했다.

 

"제목을 보고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는 살바도르 달리일거 같았다. 그럼에도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본을 읽고 너무 재밌겠다, 장르도 그렇지만 진무학도 재밌을거 같았다. 거칠고 투박하고 무식하지만 본질은 착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뻔하지 않아서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똥'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지만 본질은 멋진 남자다."

 

진무학이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와 더불어 '로맨틱 코미디 장르'극 김민재에 도전의 연속이었다. 처음에는 "부담감이 있었다"는 김민재는 "저는 웃긴 사람도 아니고, 그런 능력도 없다. 진무학에 집중하자 생각했다"고 했다.

 

▲KBS2 수목드라마 '달리와 감자탕' 진무학 役 김민재/냠냠엔터테인먼트

"매 작품이 끝나면 '이 다음 것도 잘하는거 할거지?' '잘하는 스타일 하면 잘 되겠다' 이런 말 많이 들었다. 전작도 잘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저는 이걸 잘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배우는 아니다. '이거 정말 재밌겠다' '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선택한다. 특별한 방향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 순간순간 재밌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고 싶어서 이런 선택을 했다. 후회없는 선택을 하고 싶었다."

 

김민재는 1%도 닮지 않은 진무학을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로코' 도전은 성공적이라는 호평이 쏟아졌고, 스스로도 '진무학'에 스며든 자신의 성격에 만족해했다. 그는 "코미디 장르가 좋았던 게, 애드리브 자유도, 연기 자유도가 높았다. 너무 단편적인 것만 본 것 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연기하는데 재밌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진무학이라는 캐릭터로 8개월을 살다보니 진무학같은 면이 생긴 것 같다. 사람이 성격이 바뀌듯이 그 성격이 생긴 것 같다. 너무 재밌었고 너무 표현하고 싶은 인물이었다. 표현을 물어본다면 제 안의 작은 감정들을 증폭시켜서 캐릭터에 접근한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다.

 

▲KBS2 수목드라마 '달리와 감자탕' 진무학 役 김민재/냠냠엔터테인먼트

진무학은 에너지가 너무 좋은 친구다. 심플함. 결단력. 단호함.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8개월동안 아침에도 활기차게 일어나고 촬영장 들어가기 전에도 기합 한번 넣고 들어가고, 제일 많이 웃었다. 연기적으로도, 그 에너지를 표현하다보니 제가 그 에너지를 받고 있더라."

 

스스로의 연기 자평도 이어졌다. "대한민국 남자주인공인데 대리 수치를 느끼게 해준다. 설레임을 안겨준다. 제가 정확히 표현한 그대로를 봐준 느낌이었다. 잘 한다고는 못하겠다. 되게 재밌는 것 같다. 코미디라는 장르가 처음 해보고 너무 좋은 작품과 좋은 사람을 만나서 그런지 모르지만 정말 재밌었다. 어떤 상황을 다채롭게 채울 수 있는 그런 장르인 것 같다. 욕심도 생겼다. 전에는 코미디라는 장르가 부담이 많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그 장르에 한발짝 정도는 더 가까이 다가섰다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조금 더 거리낌 없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스물'이나 '와이키키' 같은 장르도 해보고 싶다."

 

'달리와 감자탕' 촬영장은 메이킹 영상을 통해 보여진 것처럼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함께 호흡한 박규영 배우는 김민재에 대해 "단단함과 듬직함이 있는 배우"라고 극찬을 쏟아냈다. 김민재 역시 화답했다. "저한테 단단하다고 하지만 진짜 단단한 것은 규영 배우님이다. 달리 감정이 엄청 오락가락하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수많은 감정씬이 있었다. 나라면 저 감정씬을 다 소화할 수 있을까. 저 캐릭터를 지킬 수 있었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저보다 더 단단하다고 생각한다. 체력소모가 엄청나나다. 하루에도 몇번씩 해내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 생각했다."

 

▲KBS2 수목드라마 '달리와 감자탕' 진무학 役 김민재/냠냠엔터테인먼트

촬영 후반부로 갈수록 배우들간의 호흡은 더욱 좋아졌고, 달달한 애정씬도 분량을 늘려갔다. 앞서 하비엔과 인터뷰에서 박규영은 애정씬과 관련해 "김민재가 리드했다"고 한 바. 김민재는 "키스신이 되게 많았다. 규영 누나도 만만치 않다"고 답했다. "되게 재밌게 찍기는 했는데 저는 조심스럽게 배려하는 편이다. 누나도 서로서로 조심했고 배려했다. 각도를 잘 의견을 나누면서 합을 맞췄다. 그 외의 키스신은 자연스럽게 찍었다. 규영 배우님과는 초반 차안에서 티키타카 씬. 그때 차안에서 찍는데 너무 재밌었다. 그 연기의 호흡이. 정말 재밌었던 것 같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덕분에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고, 애드리브로 이어졌다. 14회에서 현란한 발재간을 선보이며 춤을 추는 김민재의 모습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15회에 등장한 욕실에 들어간 원탁(황희 분) 몰래 서로에게 뽀뽀세례를 하는 장면 역시 애드리브다. "춤같은 이상한 행동이 애드리브다. 너무 웃겨서 NG가 많이 났다. 준비했던 것도 아니고 셋이 모이면 너무 재밌고 옥탑방만 가면 너무 재밌다. 찍다보니 돌발행동을 하게 됐다. 조심조심하게 했었다. 극 중 달리씨가 자고 제가 음식하다가 깼냐고 물어보며 뽀뽀세례를 하는 장면이 있다. 저한테 그런 모습이 있는지 저도 처음 봤다. 그 씬이 낯설었지만 제일 기억에 남는다."

 

코미디 장르를 완성시켜 준 배우는 진무학의 비서로 호흡한 황보라와 청송 미술관 식구들이다. 김민재는 "최고였다"고 호흡 소감을 밝혔다. "선배님이 너무 편하게 해주셨다. 그 안에서 섬세하고 잘 챙겨주셨다. 연기적인 티키타카를 거의 다 맞춰주셨다. 저는 코미디가 없지만 보라 선배님이나 청송미술관 식구들이 코미디를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같이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융화된 것이 아닐까 싶다. 선배님들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일이다. 너무 감사하다."

 

▲KBS2 수목드라마 '달리와 감자탕' 진무학 役 김민재/냠냠엔터테인먼트

 

드라마가 시청자에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무학과 달리 커플의 애칭도 쏟아졌다. "촬영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 제가 어떤 걸 표현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시는지 잘 찾아보는 편이다. 저도 시청자 입장에서 봤다. 별명이 제일 많이 생긴 드라마다. '진 자기' '용맹한 쌀알' '해파리' 등 별명 보는 맛도 있었다."

 

하지만 수상의 기대감은 없단다. "솔직히 기대 안 한다. 상과 시청률은 제 영역이 아닌 것 같다. 열심히 한다고 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신다면 감사히 받고 싶겠다(미소)."

 

올 한해 열심히 일한 김민재는 내년 1월 초 새로운 작품으로 돌아온다. 올해 마무리는 휴식이다. "차기작 준비하면서 체력관리를 할 것 같다. 진무학이라는 캐릭터를 잘 보내줘야하는 작업도 중요한 것 같다. 8개월동안 함께 하다보니 진무학이 너무 좋은 영향력을 끼친 것 같다. 파이팅 넘치는 것이 너무 좋다.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이 모습도 좋은 것 같다. 

 

막방 보고 잠이 안오더라. 정말 끝났나 생각도 들었다. 지금 다른 대본을 못 보겠다. 2~3개월 정도는 휴식할 예정이다. 예전에는 쉬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일을 계속 하다보니 일을 하는게 더 충전이 되는 느낌이다. 일을 좀더 사랑하게 됐고, 내가 가장 행복할 때가 연기하는 순간과 그걸 볼때 행복해하더라. 그런 모습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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