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관양현대 ‘조감도·설계도’가 왜 달라?...일부 조합원 ‘반발’

윤대헌 기자 / 2022-01-25 16:04:30
조합 제출 조감도엔 4개 스카이브리지, 도면에는 2개뿐
향후 도급액 증액·부실 시공 우려…필수기록 사항도 누락

[하비엔=조정현 기자]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에 나선 롯데건설이 조합에 제출한 조감도와 설계도상의 내용이 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조감도상 4개 동에 걸쳐 있는 스카이브리지가 실제 도면에는 2개동에만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또 마감재 종류 등 필수 표기사항도 누락돼 일부 조합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 과정에서 롯데건설이 조합에 제시한 조감도와 설계도면이 상이했다.

 

당시 제안서 등에 명시된 스카이브리지는 총 4개(101~104동)를 설치하는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실제 설계도면에는 101동과 102동만 명시돼 있을 뿐, 103동과 104동은 제외된 것이다. 

 

▲ 롯데건설의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조합원]


통상 조합에 제출하는 설계도면은 해당 공사의 근본이 된다. 따라서 도면상에서 누락된 사항은 추후 도급액 증액이나 인허가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이와 관련 롯데건설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설계도면 배치도에 103동과 104동에 조성되는 스카이브리지를 점선으로 표시해 놨다”며 “조감도와 같이 도면에도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지가 확인한 설계도면에는 103동과 104동에 스카이브리지 입면만 있고, 동간(103·104동) 스카이브리지 도면은 없었다. 따라서 설계 수치 역시 당연히 있을 수 없어 롯데건설 측의 해명은 논란만 더욱 키우고 있다.

 

조합원이 지적한 롯데건설 설계도면의 부실함은 이뿐 아니다. 상가·문주·커뮤니티 등에 대한 입면도와 평형별 기본형 평면 등은 물론 외관 마감재 종류나 층고·천정고 등 반드시 기재해야할 필수사항이 빠져 있다는 것이다.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의 한 관계자는 “롯데건설에서 제작한 제안서와 설계개요의 내용이 어떻게 다를 수가 있나”라며 “그동안 롯데건설에서 설계도면을 공개하지 말자는 입장을 고수한 것은 그만큼 엉망이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최근 “롯데건설이 설계 무단 도용과 거짓 해명 등으로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도면까지 부실하게 제작해 조합원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 롯데건설이 조합에 제출한 도면. [사진=조합원]


앞서 롯데건설은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홍보책자에 삽입된 관양동 현대아파트 디자인이 부산 대연8재개발구역의 단지 외관과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단지는 HDC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이 컨소시엄을 맺어 세계적 건축회사인 ‘SMDP’와 협업해 개발을 진행했던 곳이다.

 

당시 SMDP는 롯데건설의 모방 설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롯데건설은 즉각 해명했지만, 이 과정에서 거짓이 드러났다.

 

롯데건설 측 설계를 담당한 ‘저디(Jerde)’의 Peter Priebe 대표이사가 공문을 통해 SMDP의 주장에 맞서 법적 조치를 요구했다고 했지만, 해당 공문은 롯데건설 소속 직원이 작성한 문서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자인 도용과 관련해 SMDP 측에서 롯데건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면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설계도면은 건축물의 근간이 되는 만큼 공사에 들어가기 전부터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은 6만2557㎡ 면적에 지하 3층~지상 32층, 1305가구의 공동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곳은 특히 수도권 내 정비사업으로는 대어급에 속해 입주민 관심은 물론 시공사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내달 5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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