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이후 발 빠른 행보...‘3.1절 특사’ 염두?

윤대헌 기자 / 2022-01-18 15:42:50
‘취업제한’ 유명무실, 국·내외 활동 왕성
2차례 실패한 사면, ‘3.1절 특사’ 노리나

[하비엔=윤대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8.15 가석방’ 이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출소 10일 만에 3년간 240조원 투자와 함께 3만명 고용 계획을 밝혔다. 또 미국과 중동 등 해외출장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에 나서는 한편 대대적인 조직개편 등으로 ‘뉴 삼성’ 비전 실현을 본격화하며 왕성한 경영활동에 나서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에 휘말려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오는 7월 만기출소하는 이 부회장은 그러나 법무부로부터 ‘5년 취업제한’을 통보받은 상태다. 따라서 유죄가 확정된 범죄행위와 관련된 삼성전자에 이 부회장은 5년간 재직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 부회장의 행보는 ‘취업제한’ 이전과 다를 바 없이 분주한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정·재계 안팎에선 ‘3.1절 특사를 염두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한 거론은 지난해 ‘8.15 특사’ 이전부터 불거졌다. 당시 청와대 게시판은 물론 각 언론사 보도를 통해 ‘국민정서’와 ‘경제회복’을 이유로 사면을 단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속내는 현실과 다르다. 지난해 방송된 KBS의 한 시사프로는 ‘이재용 사면론’에 대해 대다수 언론이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또 미디어오늘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통해 ‘국민 60%가 선처를 원한다’ 등을 보도한 일부 언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의 부재로 삼성전자가 당장이라도 망할 것처럼 보도한 매체도 적지 않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KBS 시사프로에 따르면, 지난해 1월18일 이 부회장이 구속 당시 삼성전자 주가는 하락했으지만, 구속 다음날 다시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삼성전자는 이미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인 만큼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와 관계 없이 큰 주가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앞서 삼성 일가는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산 기부를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선 바 있다. 상속세 12조원을 내고, 미술품을 기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속세는 당연히 내야 하는 것이고, 기부금과 미술품 역시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이건희 회장이 약속했던 사회 환원의 일부에 불과하다.


국민 60%가 ‘이 부회장의 선처를 바란다’는 여론도 황당하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가장 처음에 이 조사를 만든 한 빅데이터 연구소는 선처 의견 연관어로 ‘심의위원회’ ‘경영’ ‘한국’ ‘국민’이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조사결과 문서에는 이들 연관어의 원문 글을 일일이 확인했다고 하지만, 수 십만 건의 원문을 전부 확인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이 부회장의 ‘사면 노력’은 산 넘어 산이다. 이미 ‘가석방’이라는 특혜를 받은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사면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취임 전부터 ‘국민 공감대’와 ‘사법 정의’를 밝힌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 원칙에 배치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을 위해 대형 M&A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발표한 ‘뉴 삼성’ 전략의 일환으로, 업계는 삼성전자에서 외국계 기업과의 M&A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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