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터널스' 인류애 남고 주연 뒤바뀐 '마블리' 히어로 데뷔작

노이슬 / 2021-10-29 14:19:38

[하비엔=노이슬 기자] 수화하는 히어로. 키가 작은 아이 히어로. 동성애자 히어로까지. 그야말로 인류애가 담겼다. 하지만 히어로물이 가져야할 통쾌한 액션 타격감은 없고 정적이기에, 지루함만 남았다. 15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 내내 여기저기 휴대전화 불빛이 비춰지며 영화에 대한 반응을 짐작케 했다.

 

28일 국내 언론 시사를 통해 첫 공개된 '이터널스'는 수천 년에 걸쳐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살아온 불멸의 히어로들이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인류의 가장 오래된 적 '데비안츠'에 맞서기 위해 다시 힘을 합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마블 신작 히어로물 '이터널스'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노 매드랜드'로 감독상을 수상한 클로이 자오 감독의 신작이며, 한국배우 마동석의 할리우드 데뷔작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이터널스'는 기존의 화려한 액션으로 통쾌한 타격감을 안겼던 '어벤져스' 시리즈와는 달리, 우주 에너지를 바탕으로 하는 10인의 초능력자들인 히얼로 이터널스의 정적인 모습이 다소 지루함을 안긴다.

 

이에 '전사'로 분류되는 히어로들의 활약이 그나마 영화의 역동적인 그림을 추가했다. 청각장애인이지만 전 우주에서 가장 빠른 존재로 범접불가한 스피드를 지닌 마카리, 맨주먹 핵펀치로 데비안츠를 제압하는 길가매시, 우주 에너지를 이용해 온갖 다양한 무기를 만들어내 적과 싸우는 테나가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 길가매시로 분한 마동석은 파워풀 핵펀치로 전사의 면모를 드러내는 동시, 혼란스워하는 테나의 옆에서 그를 보살피는 로맨티스트 면모도 선보인다. 깜짝 등장하는 '마블리'의 모습은 덤이다. 마동석은 히어로로서도, 로맨틱 가이로도 완벽하게 캐릭터를 소화해내며 할리우드 데뷔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마블 신작 히어로물 '이터널스' 

'이터널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셀레스티얼인 아리솀의 뜻에 따라 지구에 정착해 인류를 지켜왔다. 하지만 데비안츠를 제외한 그 어떠한 전쟁과 분쟁에도 참여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 존재가 아리솀이다. 이에 본격 아리솀과 인간들을 사랑하게 된, 또는 인간들처럼 살고 싶어하는 히어로의 갈등 구조로 전쟁 서막을 알린다.

 

이와 함께 연결되는 서사가 5천년간 연인 관계였던 사상가 히어로 '세르시'와 이카리스의 사랑이야기다. 뻔한 스토리 구조를 가져 색다른 매리트는 없다. 다만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세르시와 이카리스의 애정씬의 필요성은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든다.

 

액션의 2분의1이 손을 움직이고, 와이어 액션 등만을 하는 히어로들의 정적인 동작과 CG로 도배됐지만, '태초의 히어로'라는 설정은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을 완성했다 10인의 히어로 이터널스는 7천년 전 지구에 온 태초의 히어로다. 메소포타미아부터 고대 바빌론, 아즈텍 제국, 동남아시아 굽타 제국, 히로시마 원자폭탄까지 이들이 인류를 데비안츠로부터 지켜오면서 문명의 발전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이에 이터널스의 우주선 도모가 처음 등장한 메소포타미아부터 굽타 제국까지 실제 존재했을 것 같은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잘 알려진 히로시마 원자폭탄 사건까지 이터널스가 영향을 미쳤고, 그로 인해 흑인이자 발명가 히어로 파스토스가 괴로워하는 장면은 역사를 가볍게 여기는 듯해 이해하기 어렵다.

 

이제껏 대중이 봐온 액션 히어로물은 악당을 향한 히어로의 통쾌한 액션이 주는 쾌감과 타격감이 사이다를 안겼기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터널스'는 '화합'과 '인류애'라는 메시지를 담아 장애인, 성소주자, 보호받아야 하는 아이 히어로가 등장함에도 신선함은 없다. 간결한 메시지를 흩뿌리며 오히려 몰입감을 깨뜨렸다. 또한 영화에 대한 기본 정보 없이 본다면, 주연이 테나와 길가메시인지, 세르시와 이카리스인지 의심하게 만든다. 분량부터 활약까지 주연 자리가 뒤바뀐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새롭게 마블을 이끌어갈 '이터널스'의 개봉은 11월 3일. 러닝타임은 155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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