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개의 잔혹한 죽음, 1900년대 초 영국 폭동의 단초

박명원 기자 / 2021-09-14 07:33:25
▲ 1910년에 철거된 동상 모형, 사진 = Sophia Evans / The Observer

위험에 처한 동물은 다른 어떤 동물들처럼 여론을 자극할 수 있는데, 120년 전 한 작은 갈색 떠돌이 개의 죽음이 런던 거리에서 폭동을 일으켰지만 정치권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가디언(Guardian)은 반생존주의 운동가, 저명한 의사, 법정 논쟁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공원 내 작은 테리어의 추모 동상에 대한 놀랍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에 대하여 소개했다.


1900년대 초 '갈색 개 사건'은 제로니모의 죽음을 둘러싼 그 당시의 논란을 넘어서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켯다.

그것은 지난달 카불에서 영국으로 날아온 구조 반려동물의 논쟁보다 더 뜨거운 것이었다.

이 논란은 1903년 호르몬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유명한 생리학자 윌리엄 베일리스 박사에 의해 행해진 떠돌이 개의 공개 생체실험으로부터 시작됐다.

그의 처남인 어니스트 스탈링 교수와 함께 베일리스는 비밀리에 스웨덴 페미스트이자 동물권운동가 레이사 샤타우와 런던 대학 의대생들에게 그 과정을 시연했다.

참관했던 사람들은 수술이 잔인하고 불필요했다고 선언했고 이전에 실험했던 개는 제대로 마취되지 않았다.

몇 달 후 운동가들은 반생체실험협회 소속인 변호사 스티븐 콜리지에게 도움을 청했고 그는 베일리스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사건은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확산됐고 콜리지가 소송에서 패했을 때 영국의 동물 애호가들은 격분했으며 떠돌이 개의 동상을 세우기 위한 전국적인 모금이 이루어졌고 런던 전역에서 발생한 폭동의 단초가 됐다.

그리고 동상이 만들어 진 후 격분한 의대생들이 동상을 공격했으며 반대로 노동자 계급과 폐미니스트, 무정부주의자들은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동상은 밤낮으로 경찰에 의해 엄청난 비용을 들여 보호됐으나 1910년 의회에서 비밀리에 철거했으며 지금은 모형만 남아있는 상태이다.

[하비엔=박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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