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송도 푸르지오 '석면조경석' 논란에 "전수조사 후 확인되면 전량교체"

홍세기 기자 / 2021-04-15 09:23:24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에서 발견된 석면 조경석(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하비엔=홍세기 기자] 인천 송도국제도시내 대단지 아파트에서 ‘석면 조경석’이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당 아파트 단지내 자리하고 있는 160여개 조경석 중 시료 조사를 한 10개에서 모두 석면이 검출됐으며, 20개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조경석 141개에서 석면 함유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해당 아파트는 대우건설이 지난 2013년 준공한 ‘글로벌캠퍼스푸르지오’다. 대우건설 측은 환경단체의 주장에 대해 자체적으로 전수조사 후 문제가 확인되면 전량 교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피어선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 송도국제도시내 위치한 아파트에 다수의 석면조경석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최예용 소장은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에서 현장조사 및 시료분석을 실시한 결과 161개 조경석중 10개에서 석면이 확인됐으며 141개 조경석도 석면 함유가 의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미 석면안전관리법이 시행중인 상황에서 이같은 불법적 현장이 발견된 것은 석면조경석의 불법유통을 방치한 환경부와 지자체에 큰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은 유연성과 열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며 가격이 저렴해 건축물의 내장재 등으로 사용된 바 있다. 다만 일시적 노출이나 간접 노출을 통해서도 15~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 악성중피종, 석면폐 등을 유발해 지난 2009년부터 모든 제품에 사용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석면조경석이 발견된 이 아파트는 최고 45층, 10개동(오피스텔 제외), 1700세대 규모의 대규모 단지로, 곳곳에 자리한 조경석 중 10개에서 각섬석 계열의 트레모라이트석면이 검출됐다. 각섬석은 바늘과 같은 뽀족한 모양이 특징으로 노출 시 발암성이 더 강하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두 차례의 현장조사 진행했으며, 1차 조사에서는 단지 전체의 조경석을 전수 파악하고 일부 조경석에서 필요한 만큼의 시료를 채취해 석면분석전문기관(ISAA)에 의뢰했다.

2차 조사에서는 단지 내 석면 함유가 의심되는 조경석 분포를 확인하고 1차 조사에서 석면이 검출된 10개 조경석에서 시료를 채취한 후 전자현미경 분석(FE-SEM)과 광학현미경분석(PLM)을 진행했다.

최 소장은 “석면이 검출된 10개 조경석의 위치는 차량출입구, 상가 주변, 도보출입구, 놀이터 주변 등으로 확인됐다. 조경석이 풍화되면서 석면 부위가 부서져 주변 토양이 석면에 오염돼 있었다”며 “특히 어린이들이 조경석에 올라가거나 흙놀이를 하고 있어 호흡기에 노출되거나 집 또는 학교로 석면오염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즉시 주민들의 조경석 접근을 막고 신속히 석면조경석을 철거해야 한다”며 “석면오염이 우려되는 토양도 함께 제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환경보건시민센터는 해당 석면조경석이 충북 제천시 수산면 인근 채석장 및 가공현장을 통해 유통된 것으로 의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지난해 채석장 인근 가공현장을 조사한 결과 석재, 토사, 절삭수 등 8개 시료 모두에서 트레모나이트석면이 검출됐다. 2012년 4월부터 시행된 석면안전관리법은 조경석 표면에 석면이 노출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소장은 “아파트의 석면조경석과 충북 제천시 수산면의 석면조경석 가공현장 모두 불법으로, 관련 정부부처와 지자체는 석면조경석 공급 출처를 조사하고 아파트 시공사와 조경업체 등의 불법여부 확인 및 법적조치도 이뤄져야 한다”며 “담당부서 및 담당자에 대한 행정감사도 필요하며 송도 내 다른 아파트까지 석면조경석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심형진 공동대표도 “인천에는 총 3개의 국제도시가 있고 이들 모두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만큼 이번 석면조경석 문제는 이 아파트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의 문제로 볼 수 있다”며 “인천시는 지역내 모든 아파트의 조경석을 전수조사할 부서를 꾸리고, 즉시 조사에 나서야 한다. 정부도 아파트 준공검사에서 안전과 관련한 내용을 강화하는 제도적 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발표에 대우건설 관계자는 “2013년에 준공된 아파트라 오래돼 조경석이 어떻게 반입됐는지 등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전수조사 후 문제가 확인되면 전량교체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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