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장동윤 목소리로 더욱 뜨거워진 '태일이'

노이슬 / 2021-11-12 06:30:37

[하비엔=노이슬 기자] 일주일에 쉬는 날 없이 매일 일하면 어떨까. 지금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런 근로기준법은 있어도 잘 지켜지지 않았었다. 1970년 22세 청년 전태일 열사가 뜨겁게 세상을 마감하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노동자의 환경 개선에 관심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 노동자의 상징같은 존재. 지금의 근로기준법을 준수할 수 있게 해준 전태일 열사. 51주기를 맞아 장편 애니메이션 '태일이'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12월 1일 개봉 앞둔 명필름 두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태일이'

 

명필름의 두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태일이'는 1970년 평화시장,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를 그렸다.

배움을 원했지만 부친이 사기를 당한 후 가가장이 된 그는 17살이라는 어린 나이부터 노동자로 살아왔다. 그러던 중 강제 해고된 여공을 돕다가 해고됐고, 한미사의 재단보조로 들어갔다가 마침내 재단사가 됐다. 1968년 근로기준법을 알게 된 후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고자 노력했고, 재단사들과 바보회를 결성, 1970년 10월에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 그해 11월 근로기준법 화형식과 함께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를 외치며 분신자살했다.

짧은 생이었지만 누구보다 뜨겁게 살아간 청년 전태일. '태일이'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떤 전태일의 일대기를 전제로 하돼, '열사'가 아닌 '청년' 전태일의 모습을 비춘다. 이에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따뜻하다.
 

▲12월 1일 개봉 앞둔 명필름 두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태일이'

 

부당한 현실에 맞서며 불꽃으로 생을 마감한 것과는 달리, 영화는 차분하고 따뜻하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 동생들과 행복했던 시절부터 아버지 밑에서 미싱을 배우고, 가장이 돼 서울에서 노숙 노동자로 살아가는 모습이 오프닝으로 시작된다.

이후 흩어졌던 가족이 서울에서 함께 살게되고, 한미사에 취직한 전태일의 모습은 노동자보다 한 청년의 삶을 조명한다. 전태일이 봉제공장 여공 시다들에 자신의 차비로 풀빵을 사주고, 어머니와는 서로를 위하는 모습, 결핵으로 해고된 여공을 돕기 위해 모금하는 모습 등은 불꽃만큼이나 뜨겁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 청년의 모습으로 힐링을 안긴다.

 

또한 빛도 제대로 들지 않고, 환기조차 되지 않는 다락 속 먼지들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태일을 대변하듯, 그의 선한 모습, 봉제공장 여공들과의 즐거운 한 때가 등장할 때는 이들의 삶을 비춰주는 '빛'으로 표현돼 더욱 온화한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많이 변한 평화시장과 서울 도봉, 동대문 일대, 판자촌을 실질적이고 섬세하게 그 시절 향수도 불러일으킨다. 

 

▲12월 1일 개봉 앞둔 명필름 두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태일이'

 

특히 이러한 극의 분위기는 강직하지만 특유의 온화한 목소리를 가진 배우 장동윤이 분해 완벽 소화해냈다. 전태일의 목소리는 물론, 생김새까지도 장동윤과 자연스레 어우러지며 완벽 싱크로율을 나타냈다. 전태일 모친의 목소리를 연기한 염혜란, 아버지로 분한 진선규, 한미사 사장으로 분한 권해효, 한미사 재단사 신씨 목소리를 연기한 박철민까지 친근함이 더해져 몰입도를 높인다.

 

오는 13일 전태일 열사 51주기를 앞둔 가운데, '태일이'는 또 한번 그의 업적과 청년 전태일의 선함을 조명하며 현 세대애도 기억될 것이다. 개봉은 12월 1일. 러닝타임은 99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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