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디즈니 조성연 "'루카' 수채화 느낌 강조, 붓자국도 볼 수 있어"

노이슬 / 2021-06-20 08:00:37

[하비엔=노이슬 기자] 바다 괴물이지만 물 밖으로 나오면 인간의 형태를 갖는다. 긴 지느러미와 꼬리는 두 다리가 되고, 반짝반짝 빛나는 비늘이 사라지며 살갖을 이룬다. 이는 지난 17일 개봉해 절찬 상영중인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루카>(감독 엔리코 카사로사) 속 주인공 루카와 알베르토의 이야기다.

 

<루카>는 엔리코 감독의 유년 시절의 자전적 이야기를 남은 것으로, 이탈리아 리비에라 지역의 해안 절벽으로 연결된 해변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기존의 디즈니·픽사 작품과는 달리 서정적이면서 따뜻하다. 연출을 맏은 엔리코 감독은 바다괴물이자 주인공 '루카'의 호기심 가득한 시선을 통해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영화를 완성했다. 

 

 

한국인 애니메이터 조성연 마스터 라이터(이하 조성연)와 김성영 레이아웃 아티스트(이하 김성영)도 함께 작업했다. 개봉 전 화상 인터뷰를 통해 김성영은 "해외 여행을 못 간지 오래됐는데, <루카>는 이탈리아 여행가고 싶은 여행가고 싶은 갈증을 조금이나마 덜어줬다"고 했고, 조성연은 "동심으로 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마음이 신나는 영화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로 픽사에서 근무한지 20년차라는 조성연은 "마스터 라이터는 빛과 조명으로 시간과 장소 분위기, 스토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영화에서는 조명을 담당하는 역할을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성영 역시 "레이아웃 아티스트로 근무한지 9년정도 됐다. 카메라 연출 쪽을 담당했다. 클로즈업, 와이드 샷 이런 것들을 샷 디자인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루카>는 청량감 넘치는 이탈리아의 여름 바다를 배경으로 한다. 특히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답답함을 해소시켜준다. 


"이탈리아 리비해라는 작은 타운을 배경으로 한다. 그 도시와 비슷한 곳을 타임랩스 동영상을 이용해 해가 지는 방향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 옛날이 배경이 된다. 그 시절에는 어떤 분위기였는데 여름의 빛이 어땠는지 바다가 얼마나 깨끗했는지 리서치를 해서 반영했다."(조성연)

 

"바다같은 것을 찍을 때 주의한 점은 전체적인 지형지물을 파악하기 위해 어떻게 그 섬을 포함할지를 신경썼다. 수면과 가까이에 카메라가 표현되는데 어떤 위치에서 찍어야 물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지 주의해서 했던 경험이 있다."(김성영)


▲조성영 마스터 라이터

  

앞서 디즈니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부터 100% 재택근무로 완성했다. <루카> 역시 애니메이터들 모두 재택근무를 통해 작업, 픽사는 작업 환경에 맞춰 새로운 업무 시스템을 만들었다.

 

"100% 집에서 작업했다. 한 두 번 정도는 큰 극장에서 미팅 작업을 했었다. 매니저랑 코디네이터 분이 있다. 실제로 만난 적이 없었는데 시사회는 백신 맞고 극장에서 함께 했다. 1년동안 같이 일했는데 그때 처음 봬서 기분이 이상했다.

 

영화가 이탈리아 배경이라 파티를 한다. 원래 다 모여서 드링크를 한다던가 회식을 해야했다. 이번에는 재택이라서 할 수 없었다. 요리가를 초빙해 동영상으로 레슨을 하고, 각자 집에서 파스타를 만들어 먹었다. 처음으로 반죽부터 직접 파스타를 만들었다. 한국식으로 하면 만두를 피부터 만든 느낌이다."(조성연)

 

"중간중간 이탈리아식 요리를 만들라고 회사에서 식재료를 보내주셔서 요리를 해 먹었다. 한 달에 한 번씩 큰 극장에서 확인했다. 큰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없으니 시스템 내에 VR로 스크린 테스트를 했다. 나중에는 빅 스크린 체크업 했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중 <도리를 찾아서> 등 물 속 생명체를 다루는 콘셉트가 여러 번 있었다. <루카>만의 차별점은 뭘까.

 

"<도리를 찾아서>와 연출적으로 큰 차이보다는, 캐릭터 디자인과 색감 측면은 다른 점이 있다. 도리는 무거운 톤을 가져갔다. <소울>이나 <토이스토리4>도 그랬다. <루카>는 물 속과 물 밖 모두 경쾌하고 발랄한 색감을 최대한 사용했다."(김성영)

 

감독님이 꼭 그림을 그린 듯한 수채화 같은 느낌으로 가자고 했다. <루카>는 수채화 느낌을 많이 강조했다. 판타지 장면 같은 경우는 붓자국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구름을 사실적이기보다는 팬케이크 같은 것으로 상상력을 더했다. 색감도 여름 영화라서 그런지 활기차 보이기 위해 높은 채도를 사용했다."(조성연)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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