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신의 철길 따라 22화 ] 구 안동역 이야기

편집국 / 2020-12-22 15:46:42
▲초창기 안동역
[하비엔=편집국] 지난 12월10일 익산~대야 간 전철개통에 이어 12월17일 중앙선 영주~안동 간 전철개통에 따른 선로이전으로 보물 제182호 국가지정문화재 임청각(臨淸閣) 복원계획이 추진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철도와 관련된 지역의 이야기를 되짚어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1901년 부설공사가 시작된 경부선의 경우 처음에는 공주를 경유하는 노선을 계획했지만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발로 대전경유로 변경된 결과 지역발전에 막대한 영향을 초래하였음을 역사에서 볼 수 있었고, 1955년 개설된 영동선 춘양역의 경우 주민의 노력으로 애당초 노선계획보다 멀리 우회하여 춘양역을 설치케 함으로서 ‘억지춘양’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으며, 일산선 원당역 등 주민의견과 관련된 역 설치 이야기들을 찾아볼 수 있다.


중앙선 안동역의 경우 본래 시작은 중앙선이 아닌 경북선의 시종착역이었으며, 역명도 그냥 안동역이 아닌 경북안동역이었다. 조선철도주식회사의 사설철도로 1924년10월 시작된 경북선 부설공사는 1931년10월 예천~안동 구간이 개통되면서 김천~안동 간 전 구간이 개통되었지만 당시 안동역은 중국의 안동(安東-1965년 단둥丹東으로 변경)역과 명칭이 같아 경북안동역으로 이름이 바뀌어 개통되었다. 

▲임청각 일부 철거하고 선로부설.

1935년 청량리~영천 간 중앙선 노선계획이 확정되고, 1936년 청량리와 영천에서 각각 공사가 시작된 후 1940년 3월 경북안동~단양 간이 개통되는 과정에서 임청각을 훼손하는 공사가 진행된 것이며, 당시 기록에 의하면 임청각은 1519년 조선중종 때 이명이 영남산 기슭에 건립한 99칸의 전통한옥 기와집으로 전형적인 상류주택이었다. 

 

임시정부 국무령 등을 역임한 석주 이상룡 선생과 아들, 손자 등 독립운동가 9명을 배출하는 등 3대에 걸친 독립운동의 산실이었지만 일제 강점기 '불령선인'(不逞鮮人 : 일제가 불온·불량한 조선 사람을 일컫던 말)이 다수 출생한 집이라 하여 중앙선 부설 때 50여 칸의 행랑채와 부속 건물을 철거하고 철길을 깔았다하며, 1963년 안동임청각정침군자정[安東臨淸閣正枕君子亭]이라는 이름의 보물 제182호로 지정된 국가지정문화재로 현존하는 살림집 중에서 가장 오래된 집으로 전해진다. 

▲경북선 시각표
▲ 중앙선시각표

안동역은 경북선의 시·종착역으로 중앙선(당시는 경경남부선)과의 접속역이 되었으며, 1942년 4월 청량리~경주 간 중앙선 전 구간이 개통되었고, 1943년 3월에는 부산, 경성, 평양 등 전국 10개 철도사무소(구 철도국, 오늘날의 지역본부) 중 하나인 안동철도사무소가 개설되어 1940년 개설된 안동철도건설사무소와 함께 안동은 한국철도의 주요 거점도시 역할을 하게 되었다. 

▲1944년 영업선 철거 전용계획 극비문서

당시 세계는 1939년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에 이어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격으로 시작된 태평양전쟁으로 연합국의 적이 된 일본은 점차 곤경에 빠지면서 심각한 물자부족으로 철도부설과 운영에도 차질을 초래하면서 급기야 1944년 전국에 운영되고 있는 철도 노선 중 전쟁에 시급성이 낮은 노선의 선로를 철거하여 우선 급한 노선에 전용하고자 일부 철거계획을 세운 노선 중에 경북선 점촌~경북안동 간 58.2㎞가 포함되어 철거됨에 따라 안동역은 1944년10월1부터 중앙선만의 안동역으로 변경되었다.

1960년 안동역사가 신축되었으며, 1962년 제1차경제개발5개년계획에 의거 삼척지방 영주일대의 개발자원을 영암선과 중앙선 및 경북선을 직결시켜 운반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점촌에서 단절된 경북선을 안동 아닌 점촌~영주 간 신설 연장계획을 확정하고 1962년 5월 착공하여 1966년10월 김천~영주 간 새로운 경북선이 개통됨에 따라 종전 안동~점촌 간 구간은 완전히 폐지되었고, 1964년 안동철도국(종전 안동철도사무소)은 영주로 이전하여 영주철도국으로 변경되었다.  

▲ 안동 급수탑
▲ 중앙선 부설 이전 임청각
안동역에는 중앙선 부설 시 1940년 축조되어 2003년 1월 등록문화재 제49호로 등록된 급수탑은 다른 급수탑과 달리 외부가 12각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형태로 보존상태도 양호한 근대 철도문화유산이다.
▲ 중앙선이설
중앙선은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제천~원주 간에 이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도담~영천 간 복선전철화계획에 따라 공사가 추진되어, 2020년12월17일 영주~안동 간이 개통되면서 노선이 변경되어 구 선로는 폐지되고, 안동역은 신안동역으로 업무를 이전함에 따라 그동안 철도부설로 인해 철거되었던 임청각 복원계획이 문화재청과 경상북도 및 안동시가 2025년까지 예산 280억 원을 들여 철거 이전의 모습으로 가옥을 복원 정비한다는 종합계획이 발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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