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소리도 없이' 유아인 "독특한 세계관 가진 홍의정 감독, 힘 싣고 싶었다"

노이슬 / 2020-10-16 12:49:27

[하비엔=노이슬 기자] 날렵한 턱선, 슬림한 몸매의 소유자 유아인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뱃살과 목살이 접히고 옷 차림까지 세상 후줄근하다. 그 모습이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와 제법 귀엽기도 하다. '소리도 없이' 속 유아인은 불만으로 입이 댓발 나와 뚱한 표정을 지을 뿐, 그 흔한 대사 한마디 하지 않는다.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소리도 없이'는 첫날 3만 5800명을 동원, 총 누적 관객수 3만 6143명을 기록하며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언론에 공개된 후 "새롭다" "독특하다" "유니크하다" 등 호평이 쏟아지며 흥행 청신호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로 대사가 없는 캐릭터에 도전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세 속 개봉해 19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살아있다'와는 또 다른 의미의 도전이다.

 

"'#살아있다' 같은 경우는 관객분들에게는 익숙할 수 있는 장르였지만 나로써는 처음 시도해보는 지점이 많았다. 내가 영화를 처음 시작하면서부터 그렸던 연장선에 있는 작품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지점에 도달하는 영화였다. '소리도 없이'는 연기적으로나 새로운 도전들을 요구하는 작품이기도 했다. 그 덕분에 새로움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또한 유아인은 코로나19 여파로 관객들의 발길이 끊긴 극장가에 벌써 지난 6월 '#살아있다'에 이어 두번째 작품을 내놓았다.

 

그는 "다른 의미에서 좋아해주실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소리도 없이'는 그려진 이야기는 다소 무겁고 칙칙할 수 있지만 그걸 담아내는 스타일이나 얘기들이 현대적이라 생각되서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께 울림을 주는 영화가 되갈 바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앞서 유아인과 유재명은 '소리도 없이' 홍의정 감독의 시나리오에 대해 극찬한 바. '소리도 없이'는 '유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중심으로 하지만 범죄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이다. 유아인이 분한 태인은 극중 창복(유재명)과 범죄 조직으로부터 죽임을 당한 이들의 시체를 처리하는 일이다.

 

"범죄자들의 하수인. 일명 시체처리반. 그걸 직업으로 가진 이들을 표현하는 태도가 독특했다. 독특한 직업이나 드라마틱한 일이 효과를 극대화하기보다 그걸 오히려 일상적인 톤으로 코믹하게 그려냈다. 우리에게 다른 시선을 준다는 점이 신선했다. 사실 어쩌면 미화에서 그칠 수 있는 큰 리스크를 가진 태도다. 그 태도가 견제하고 있는 희망적인 이야기다. 

 

노골적으로 사회를 고발하는 것도 아니고, 아름답고 착한 아미지도 아니지만 관객들과 편하게 호흡하면서 관객 스스로 저마다의 메시지를 형성할 수 있게끔 이끌어내는 작품이라는 점이 특별한 것 같다. 과한 우아함이나 고고함 따위가 보여지지 않는 지점이 좋은 것 같다."

 

유아인은 "홍의정 감독을 브랜딩한다"며 첫 상업영화로 대중앞에 선을 보이는 홍 감독에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홍 감독의 시나리오를 본 후 그의 전작을 보며 '희망을 걸 수 있는 감독'이란 생각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따랐다. 

 

 

"권위적인 감독들에게 볼 수 없는, 담담하고 따뜻한 태도가 있는 것 같다. 잘난 척 하지 않고 사람들이 스스로 뭔가를 가져갈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 정말 특별한 것 같다. 어떤 성질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다른 태도로 느낄 수 있다는 점, 한국 영화에서 범죄를 다루는 태도가 아주 색달랐다.

 

태인의 대사는 쩜쩜쩜(...)이다. 전체 텍스트로 봤을 때는 허투로 쓰여진 부분이 없었다. 하나하나 대사, 요소들이 특정하게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밀도있는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진지한 듯 하지만 엉뚱하게 뒷통수를 후려치는 마력이 있는 시나리오였다. 신인 감독님이기 때문에 실제 만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실제 만나니 가식이나 허세 이런 권위의식 같은 것들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훌륭한 퀄리티를 가진 인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유아인은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고 했다. "희망을 걸어도 좋을만한 감독님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힘이라도 채워드리면 더 해내실 수 있는 감독님이라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을 앞장세우고 내가 뒤로 빠져 있는게 더 편하다. 그럴만한 사람이고, 그래도 되는 사람이다. 전반에 걸쳐서 감독님이 다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기대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도장을 찍었으니 나를 버리지 마십시오'라고 했었다(웃음)."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UA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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