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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 박스' 조달환 "찬열 후배지만 존경할만한 파트너"

노이슬 기자 / 2021-04-08 11:02:22

[하비엔=노이슬 기자] '감초연기'의 달인 배우 조달환이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이들을 한 눈에 알아보는 제작자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능력을 가진 프로듀서인만큼 조달환은 든든한 서포터 역할로 극을 잘 받쳐줬다.

 

조달환이 프로듀서 민수로 출연한 영화 <더 박스>는 국내 최초 음악영화로 한때 음반기획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사채 빚 밖에 가진게 없는 무일푼 프로듀서와 박스를 써야만 노래할 수 있는 천재 뮤지션 지훈(찬열)과 전국을 무대로 버스킹을 펼치는 내용을 담았다.

 

 

사실 조달환이 캐스팅 일순위는 아니었지만 그는 '민수'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기존 연기와는 달리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마크 러팔러(비긴어게인)를 오마주로 했다. 브래드 피트(원스 어폰어 타임 인 할리우드)를 더 중점으로 많이 뒀었다. 치밀함과 섹시함. 나는 진중함에 유쾌함을 넣자는게 철학이다. 유쾌하려면 진중하지만 플랫하고 말에 위트가 있었으면 했다. 결론적으로 연기할 때는 단조롭고 너무 힘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

 

사실 조달환이 <더 박스>에 끌렸던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 전국 여행이라는 점이다. "대본 보기 전에 그냥 하고 싶었다. 제의가 왔을 때는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일단 함께 하는 찬열씨는 전세계적인 아이돌 스타다. 음악영화를 하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결혼하고나서는 육아하느라 여행하기 힘들었는데 영화를 핑계 삼았다. 식도락 같은 영화라고 해서 흔쾌히 즐겁게 참여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영화 제작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물론 <더 박스>도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수도권이 아닌 비수도권인 지방에서 촬영을 주로 했기에 비교적 촬영이 수월했다.

 

 

"제작사 대표님이 미식가여서 맛집 엄청 돌아다닌 기억이 있다. 다이어트도 하고 타이트한 일정이었는데, 경치좋고 음식 좋은 곳들을 다녔다. 그 중 여수랑 전주가 가장 기억이 많이 난다."

 

하지만 다른 의미로도 여수의 촬영은 잊을 수가 없단다. "여수 씬에서 나나가 나오는 지하에 바가 있지 않나. 그곳이 완전 지하라서 한 여름인데 에어콘도 못 틀고 이틀연속을 촬영했다. 나는 공기가 폐쇄된 상태에서 창문이 없으면 공황장애가 비슷하게 온다.  그래서 연극 할 때는 2회 공연을 하면 꼭 한 시간을 밖에 나와있다. 창문 없으면 불안 증세가 있어서 힘들다."

 

극 중 민수의 첫 무대인 '전주' 역시 촬영 장소는 지하였다. "여행자 극단 배우분들께서 나와서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나오는 씬이다. 그때 내가 찬열씨 감정에 이입을 해서 엄청 히스테릭했다고 하더라. 실제 짜증나고 힘들었던 생각이 있다. 그 장면 보면 아직도 힘들다. 근데 배우로써 집중했을 때 표정은 좋더라. 예민해져서 죄송한 부분도 있다."

 

전국 곳곳을 돌며 촬영하면서도 조달환은 다이어트를 계속 진행해왔다. 하지만 부산에서는 그간 먹던 샐러드와 바나나, 닭가슴살을 제쳐두고 파트너인 찬열과 함께 딱 한번 일탈을 시도했단다.

 

 

"경주에서 촬영하고 울산으로 와서 새벽에 부산에 온 상태였다. 너무 배고픈 상태였다. 일주일간 술 한잔 안 먹고 샐러드와 바나나 닭가슴살만 먹고 버텼다. (찬열씨와) 숙성회를 먹고 안 먹은 척 하고 몰래 들어가자 했다. 근데 취했다. 나는 1차만 하고 들어가려했는데 찬열씨가 스태프들을 너무 위한다. 찬열씨는 다음날 아침까지 먹었다고 하더라. 숙소에 와서 또 먹었다고. 그리고 다음날 오후까지 연락이 안됐다. 

 

음악 녹음하고, 스케줄 갑자기 생겼는데 연락 안되니까 다른 분들이 걱정하셨는데 오후까지 잔 것이었다. 다들 무슨 일있는지 알고 놀랐었다. 그날 이후로는 술 한 잔 못 먹고 쥐죽은 듯이 촬영만했다(웃음)."

 

짧은 시간이었지만 조달환은 찬열이 촬영장에 임하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며 그를 '즐거운 파트너'로 기억한다. "함께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동생인데도 배울 점이 많다. 촬영이 다 끝나고 거리두기 2단계 때 많이 못 모였다가 잠깐 풀려서 전체회식을 했었다. 그때 찬열씨가 전 스태프 몫으로 말도 안되는 선물을 사왔다. 

 

 

현장에서 임한 태도를 보면 아실 것이다. 찬열씨는 후배인데도 존경할만한 배들이 하는 행동을 하고 있더라. 저는 연기에 집중했고, 그걸 찬열씨가 해줬다. 같이 참여하는 즐거운 파트너였다."

 

 

<더 박스>의 민수처럼, 조달환이 벗어나고 싶고, 벗어나고자 하는 '박스'는 자신의 성격이란다. 부유하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이사만 50군데를 다녔고, 남들보다는 조금 거친 삶을 살아왔기에 잘 웃지 못한단다. "내 감정을 티 내지 않으려고 하는데 다 티가 난다. 내 성격의 모자란 부분들이 박스인 것 같다. 이겨내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경험은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밑거름이 된다. "이사 많이 가고 환경이 좋지 않았던 부분들이 오히려 도움이 되기도 한다. 악역 같은 캐릭터들. 유쾌, 로맨틱한 것도 할 수 있는데 많이 주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브랜드가 없고 캐릭턱가 부족해서 그것 때문에 쓰이는 것 같다."

그렇기에 조달환은 더욱 대중들에 잊혀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후배들이 상상을 초월한 정도로 힘들다. 자리가 100분의 1로 줄었다. 연극에서 다 드라마로 간다. 드라마 편수는 줄어들었다. 

성장하다 머무는 느낌이 있다. 누구나 다 공감하고 배우 생활하면서 평생 고민할 부분이다. 연기적인 성장과 인성적인 성장이 어떻게 같이 할지.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연극을 계속 하는 이유도 혹시나 내가 없어지지는 않을까. 곁에 무대라는 큰 산이 있다면 그걸 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무대에 도전하는 이유도 그 중 하나다."

 

"이 영화하면서 모터사이클을 처음 타봤다. 처음에는 사람을 죽이는 기계인줄 알았는데 마음 놓고 타니 살리는 기계더라. 우울증 심한 4-50대 남자들에 모터사이클을 타라고 권한다. 잘 타는 것은 오래 타는 것이라는 명언이 있다. 천천히 사고 안나고 오래 타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특출난 연기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부족한 것도 알고 있다. 신구 선생님이 작품하면서 4년동안 같이 한 적이 있다. 우리 같은 얼굴들은 송중기, 원빈이 아니니까 미친듯이 하다보면 어느순간 좋은 배우가 돼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불안하다고 했다 한석규, 설경구, 송강호는 20대때부터 최고의 배우가 됐다. 고만고만한 연기같다 불안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때 선배님이 '나는 석규한테도 민식이한테도 꽃봉오리도 안 폈다고 한다. 너는 씨만 있고 나무로도 자라지 못했다고 한다.' 50대 넘어서 인정을 받았다고 하더라. 맨날 단역만 한게 40대였다고. 오래봐야한다고. 오토바이 타는 것처럼 큰 사고없이 오래 건강하게 활동했으면 한다."

사진=영화사 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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