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박은빈 "오케스트라서 쫓겨난 씬, 전공자들에 힘받으며 촬영"

노이슬 / 2020-10-24 04:04:18

[하비엔=노이슬 기자] 클래식은 대중에겐 어려운 음악으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이하 '브람스')는 클래식과 음악가를 접목해 음악 드라마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았다. 

 

박은빈은 극 중 채송아로 분해 월드클래스 피아니스트 박준영을 연기한 배우 김민재와의 로맨스로 시청자들에 설렘과 힐링을 안겼다.

 

 

"'브람스'는 클래식을 소재를 다룬다. '스토브리그'도 사람 사는 이야기를 다뤘다. 캐릭터들을 보며 인간 군상들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다. 20대 후반의 청춘들의 이야기지만 청춘을 앞두고 있거나 지난 사람들 모두 볼 수 있다면 드라마가 잘 될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클래식을 라이트하게 듣는 정도였다. 이번에 다른 음악 드라마를 레퍼런스로 찾아보지는 않았다. 우리 드라마랑은 결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드라마가 새로운 장르를 보여드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박은빈은 '브람스'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늦깎이 음대생 4학년 채송아로 분했다. 채송아는 경영대 졸업 후, 대학 음대에 재입학했을 정도로 바이올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올해 마지막 스무살을 보내고 있는 박은빈과 같은 나이이며 재능 있는 동기들과 현실에서 자신의 꿈에 대해 치열하고 용기있게 부딪히는 인물이다.

 

"송아는 과거보다 현재를 충실히 살고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자각이 빠른 편인 것 같다. 자신의 감정표현을 숨기지 않고, 정경(박지현)이와 달리 준영(김민재)이에 피아노 반주를 부탁하지 않았다. 자립심이 강한 외유내강 성격이다."

 

 

'브람스' 1회부터 송아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오케스트라 연주 중 지휘자로부터 쫓겨나야 했던 것. 박은빈은 스스로 중요한 씬이라고 생각했고 신경썼다.

 

"1회에서 지휘자님께 쫓겨날 때, 대본을 읽었을 때도 그렇고 스스로 진입장벽이라고 느껴졌다. 송아라는 인물을 보면 나가라고 하는데 무대에 서고 싶은 열망으로 버티는 것 자체가 큰 용기이다. 송아라는 사람을 보여주는 씬이었다. 송아에 대해 오해할 수도 있는 씬이다. 

 

반면 타박할 수 있는 지점이 될수도 있다. 송아의 감정을 이해시켜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단편적으로 이해시켜야했다. 대사가 많이 없었다. 극 초반이다보니 앞으로의 내용들을 이끌고 가야하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던 시퀀스다. 초집중을 했는데 실제 오케스트라 분들이 함께 촬영했다. 리허설 하는데 지휘자들이 나가라고 하니 다들 '아~'하면서 현실 탄식을 하더라. 

 

내가 버티고 있는게 민폐가 아닐까 했는데 내 처우에 대해서 마음 아파해주고 공감해줘서 정말 고마웠었다. 송아가 이럴 수 있는게 전공자 입장에서 봐도 합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힘을 받으면서 촬영했던 장면이다."

 

 

첫 회부터 송아는 재능이 없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야 했다. 또 준영에 고백하고 둘이 사귀게 된 후에도 이정경(박지현)과 얽히고 설킨 준영과의 관계와 동기들 사이에서 감정 소모가 심했을 터다.

 

"경험이 쌓이다보니 캐릭터의 삶과 내 삶을 분리하게 됐다. 캐릭터의 감정소모는 연기할 때 힘들 수 있지만 매몰되어서 못 빠져나오는 편은 아니다. 빨리 나와야 다음을 준비할 수 있고, 그 캐릭터의 감정과 나를 동일시에서 스스로 서 있지 못하면 안되니까. 채송아처럼 흔들림없는 나 자신을 응원했다."

 

또 극 중 송아와 준영은 '재능'에 대한 이야기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준영은 '재능이 없는게 축복이다'라는 대사를 한다. 양측 의견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 '연기'라는 재능을 펼치는 연기자야 말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다.

 

"객관적으로 봐도 양쪽의 입장이 다 이해된다. 송아는 누구보다 재능이 있기를 바라고 절실하다. '재능이 없는게 축복'이라는 말을 들으면 배부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근데 준영이가 무엇 때문에 그 말을 하는지 알기 때문에 그게 준영과 송아의 성격인것 같다.

 

'애매한 재능은 비극'이라는 말. 저는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좀 마음이 가는 것 같다. 특출난 것도 아니고 포기할만큼 잘하는 것도 아니다. 여러 선택지를 주어주지 못하는게 그런 것 같다. 사람을 시험에 들게 하는 부분이니까 어렵다는 생각이다.

 

실제 내 친오빠가 음악을 한다.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해줬다. 스스로를 평가하기로는 '내가 재능이 있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너무 재능이 넘쳐보이는 사람이 많은데...나는 나서는 성격도 아니고 누군가의 눈에 확 튀게끔 표줄하는 성격도 아니었다. 적성이 맞나 의구심도 들었다. 나에게 주어진 재능은 뭘까 생각을 많리 했었다.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저한테는 인내심이라는 재능이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사진=나무액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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